독립러들을 위한 놀이터




VOL.59
독립러들을 위한 놀이터
오케이어 맨션

동네책방 ㅣ 서울 마포구

타인의 그 다운 독립을 다정히 돕는 곳, 정원에 온 듯한 꽃향기와 따뜻한 햇살이 기다리고 있는 서점 오케이어 맨션을 소개합니다.


오케이어 맨션을 소개해 주세요!
독립을 꿈꾸는 모든 이들께 다정한 공간을 만들고 싶어 시작한 서점입니다. 처음 서울에 올라와 직장생활을 했던 20대 때 해소되지 않을 것만 같던 외로움이 있었어요. 그때 집 근처 자주 가던 식당이 있었는데, 주인분의 소장책이 꽂힌 작은 책장과 함께 밥을 함께 먹으며 참 많은 위로를 받았던 것 같아요. 직장을 그만두고 서점을 열며, 독립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제가 받은 위로와 다정함을 다시 나눠줄 수 있는 공간을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독립을 꿈꾸는 이들에게 위로와 다정함을 주는 공간이라니! 책방지기님께 ‘독립’은 어떤 의미일까요?
누군가에게 의지만 하고는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없다고 생각해요. 꽤 어렸을 때부터 책 속에서 그 의미를 느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읽은 데미안도 결국 싱클레어가 데미안을 떠나 스스로 독립하는 이야기인 것처럼 결국 자신만의 색깔로 자립할 수 있는 것이 충만한 삶의 필수조건 아닐까요.

‘오케이어 맨션’이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독립을 꿈꾸는 사람, 이미 이를 이룬 사람 모두가 자기만의 삶을 살고 있는 오케이어들이며, 이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의미로 맨션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어요. 추후 서점을 넘은 다양한 공간을 포용하고 싶어 서점보단 맨션이라는 단어를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오케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해요! “오케이”라는 말만이 줄 수 있는 정확함과 긍정성이 좋더라고요.
서점을 넘어 다양한 역할의 공간을 지향하고 있군요! 공간을 만드실 때 어떤 점을 가장 많이 고려했나요?
오감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들어오자마자 이야기하신 꽃향기, 채광, 음악과 매번 바뀌는 벽 전시 등 모두 제가 좋아하는 것을 중점으로 다양한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또한 오시는 분들이 저와 조금 편하게 이야기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바 테이블을 만들고, 저희 서점만의 향기를 책 속에 간직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구매하신 책엔 꽃 책갈피를 꽂아드린답니다.

역시 들어올 때 꽃향기가 먼저 반겨주던 이유가 있었군요! ‘오케이어 맨션’ 서가에는 꽂혀있는 책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시나요?
회사를 떠나, 가족으로 떠나, 고향을 떠나 스스로 일어서는 독립에 관한 책에 눈길이 더 가더라고요. 동시에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며 영감이라는 게 정말 다양한 통로로 찾아온다는 걸 항상 느껴요. 특히 책 자체가 저에겐 영감 덩어리이기 때문에 장르를 편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요. 그래서 저희 서가에 꽂혀있는 책도 분야의 다양함을 가져가려고 합니다. 오시는 분들에게도 최대한 다양한 장르의 책을 추천해 드리고 있어요.

책 편식이 참, 생각보다 깨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오감이 즐거운 오케이어 맨션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소개해 주세요!
독서 토론이나 책에 관한 모임보단 저와 좀 더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편안함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대신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도 좀 더 색다른 방식으로 다가가려고 해요. 예를 들어 러너 김아람님의 토크 콘서트를 진행할 때도, 강연만으로 끝내는 것보단 실제 러닝을 함께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 프로그램이 끝난 후 다 함께 한강 5km를 러닝을 뛰기도 했답니다.

정말 오감을 만족시키는 프로그램이네요! 공간을 운영하시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오시는 분들이 이 공간을 다정하게 느낄 때 가장 보람찬 것 같아요. 꽃과 책, 다양한 컨텐츠들이 있지만 결국 이 공간의 가장 큰 장점은 나의 다정함이라는 것을 오시는 분들이 남겨주시는 리뷰를 보며 느끼고 있어요. 얼마 전 서점 1주년이었는데요! 서점 이름으로 케익을 선물해 주시기도 하고, 손수 쓴 편지들을 받을 때면 많은 위로와 용기를 받고 가신 것 같아 정말 뿌듯합니다.

요즘은 다정함도 하나의 능력이라고 하죠~! 다정함으로 가득 차있는 공간을 만날 수 있는 건 오시는 분들께도 참 행복한 일인 것같아요. 책방지기님께 ‘오케이어 맨션’ 다움이란 어떤 걸 의미할까요?
오신 분들이 느낀 다정함을 꾸준히 줄 수 있는 공간, 모두의 독립을 따뜻하게 응원할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이 가장 저희다워지는 일이라 느껴요. 안 믿으실 수도 있지만, 서점을 오픈하고 단 하루도 일을 하러 오는 마음이 든 적이 없어요. 놀이터에 놀러 오는 것처럼 설레고, 오신 분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게 너무 즐겁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로 공간을 채우며 다정함을 전달하는 것이 가장 오케이어 맨션 다운 일이지 않을까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오케이어 맨션’은 어떤 공간이 되고 싶으신가요?
맨션이라는 이름처럼 서점을 넘어 다양한 공간을 담을 수 있는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나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직업적인 외로움, 창작에 대한 외로움 등 다양한 감정이 몰려올 때 언제나 찾아올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사회 초년 시절 책장이 있는 작은 밥집에서 많은 위로를 받았던 제 자신처럼, 이젠 그런 위로와 응원을 줄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해요. 제가 ‘놀이터’라는 말을 참 좋아하는데요. 독립을 꿈꾸는 많은 분들께 위로와 다정함을 가득 채운 놀이터 같은 공간이 되고 싶습니다.

독립러들을 위한 놀이터라니!
마지막으로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한 권의 책을 추천해주세요!
김신지 작가님의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라는 책인데요. 사소한 순간이라도 작가님이 봄, 여름, 가을, 겨울 동안 정말 좋아했던 것들을 차곡차곡 담은 책이에요. 직장을 다니고 그 경험으로 서점을 열며 느낀 건, 자신이 뭘 좋아하는 지 아는 것이 정말 큰 무기라는 점이에요. 자신의 취향을 정확히 알고 있을수록 세상이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점수표에서 한 발짝 떨어져 좀 더 나다운 삶을 살 수 있는 것 같아요. 저희 서점을 찾아오시는 모든 분들도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 걸어갈 수 있길 바라며 이 책을 추천합니다.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
김신지 지음 | 위즈덤하우스 펴냄

인터뷰를 마치며 종종 개인적인 질문을 드릴 때가 있어요. 닮고 싶은 부분이 너무 많은 책방지기님께 문득 20대에 끝자락인 저에 대한 조언을 구했는데요. 손을 살짝 따뜻하게 비비시더니 고생했다는 말과 함께 악수를 건네시더군요.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더 다정하고 깊게 다가오는 공간과 사람들이 있습니다. 따뜻한 골목 끝 2층, 꽃 향기가 은은히 베인 책과 함께 나다운 색깔로 살아가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리는 “오케이어 맨션"입니다.
Editor
정재원
jaewon10455@flybook.kr
〔오케이어 맨션〕
◦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와우산로11길 9-7 상수라이크 2층
◦ 운영시간 | 12:00 - 20:00 / 수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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