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er님의 프로필 이미지

reader

@811yd751tk0c

+ 팔로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의 표지 이미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현대문학 펴냄

매우 유명하고 호평을 받고 있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나 또한 이 책의 명성과 평점들을 보고 안 읽을 수가 없었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난 이 책을 3~4년 전에 도서관에서 처음 접했었다. 그러나 그때는 이 책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읽다가 다시 반납을 해 버렸다. 이런 걸 읽을 바에야, 다른 책을 빌려서 읽은 게 더 이로울 거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몇 년이 지나고 다시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유명한 책을 몇 년 동은 안 읽고 방치해도 되는 걸까'
사람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다르겠지만 나는 No였다. 그래도 유명한 건데, 한번 정도는 읽어봐야지 하는 생각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다 이 책 아야기를 할 때, 나 혼자서만 어리둥절하면 안되니 말이다.

초반에는 세 명의 도둑들이 나와 책을 입구를 연다. 스포 때문에 직접적인 언급은 자제하겠노라만, 이 이야기는 꼭 하고 싶다.
나는 소설 중, 한 번 쓰고 버려질 인물들을 정말로 싫어한다. 그렇게 버려질 인물이라면 애초에 등장시키지 말거나, 임팩트가 거의 없게 등장 시키는 걸 선호하는 편이다. 그런데 앞에서 나왔던 세 인물들은 충분히 매력적인 인물들이었고, 나에겐 임팩트가 너무나 강렬한 존재들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들이 소설을 이끌어 가겠구나 싶었는데 정말 내 예상은 완벽하게 빗나갔다. 소설의 극초반과 후반, 거의 끝나갈 때즘 도구처럼 몇 번 사용하고 책을 끝내버렸다. 마지막까지 희망을 걸고 있던 내겐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였는데, 이것 때문에 3점이나 깎았다.

조금 더 덧붙이자면 이 책에선 나의 생각과 반대되는 것들이 많았고 되도않는 감동을 주려고 하는 것 같은 기분을 받았다. 특히 결말. 내겐 정말로 허무하기 짝이 없는 결말이었다. 이것 때문에 또 1점을 깎았다. 이렇게 두꺼운 책을 읽었다는 보람도 없고, 성취감도, 남는 게 정말 하나도 없었다.
아마 내가 책을 처음 접했을 때, 히가시노의 책을 읽었더라면 크게 실망하고 책을 읽지 않았을 가능성도 높다고 생각한다.
복잡하기만 하고 나와는 맞지 않았다. 따뜻하고 힐링이 되야 하는데, 오히려 나 혼자 책과 씨름하기 바빴던 것 같다.
2020년 9월 9일
1

reader님의 다른 게시물

reader님의 프로필 이미지

reader

@811yd751tk0c

  • reader님의 신을 받으라 게시물 이미지
친구에게 빌려서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갑자기 종교 관련 책을 읽고 싶어서 친구에게 추천을 받다가 읽어보라고 받은 책이었다. 친구가 책을 주면서 주인공만 불쌍하다고 거듭 강조했는데 빌린 책이라 이틀 안에 읽을 수밖에 없었다.
우선 한국을 배경으로 하다보니 친밀감이 들면서도 괜한 이질감이 든다. 본래 종교를 그리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지라 시골 마을의 교회 목사인 김정균, 그리고 무속인인 월수보살과 그녀의 딸 묘화의 존재가 꽤 눈에 거슬렸다. (그 외에도 종교와 관련된 인물/사건/배경 등이 등장한다.)
우선 전체적으로 매우 웹소설스럽다. 내용에 무게가 없고 가볍다. 작가는 책보다는 웹툰 제작을 바랐던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딸의 이름이나 책의 분위기, 인물들의 말투나 행동들을 보면 잘 쓴 소설과는 꽤 거리가 멀었다. 후반 결말은 아예 이해가 안돼서 이해를 포기하고 읽어내렸다. 추리라곤 전혀 없는 소설. 본래 잘 짜여진 미스터리 소설엔 의도하지 않았든, 의도를 했든 추리가 하나 정도는 들어가 있는 법이지만.
친구는 이 책을 4개월 동안 읽었다고 했다. 400페이지의 짧을 책을. 왜냐고 물으니 재미가 없어서 그때 당시엔 평생 못 읽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더라. 버킷리스트에도 적어 놓았다며 내게 보여주었다. 그만큼 읽는 게 간절했다고.
그 말을 듣고 설마 했는데 읽는 게 꽤 버겁긴 했다. 마을 사람들이 거의 다 몰살 당하는데 정말 역겹게 죽인다. 죽는 과정을 묘사해 주는데 너무 극적으로 죽는다. 특정 동물에게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 (마을 주민이 아닌 이도 죽어나간다.) 그리고 주인공이 너무 불쌍하다. 친구 말이 맞았다. 이용 당하고 속이고 아파하다가 결국엔 아멘을 중얼거리며 고통에 젖은 최후를 맞는다.
리뷰만 보면 이해가 안될 수 있겠지만 직접 읽어보면 좀 다르다. 친구는 이 책에 1점 정도의 평점을 주었지만 친구 역시 주인공인 김정균의 마지막 아멘에서는 꽤 안타까웠다고 말해주었다.
나도 사람인지 책을 읽으며 특정 인물한테 화가 난 적도 있는데 그때마다 그 대사 아래에 적힌 친구의 욕을 보고 피식거리며 웃어댔다. (ㅎ...) 애도 나랑 비슷했구나 싶어서.
쌍욕이 적힌 대사도 있었고 '에구'라고 적어둔 곳도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친구의 생각까지 엿볼 수 있어 꽤 신선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나는 이 책을 추천한다.
물론 100% 완벽한 건 아니다. 하지만 친구는 12% 완벽하다고 말할 때, 나는 76% 정도 완벽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친구는 아멘을 외치는 정균의 대사에 빨간색 인덱스를 붙여 놓았다. 그곳에 내가 'ㅠ' 하나를 적어 주었다. 걔가 발견할 수 있으려나? 발견하면 정말 재밌을 것 같다.
아무튼 꽤 나쁘지 않았다. 김정균이 너무 불쌍한 걸 제외하면 말이다. 부모에게도 배신 당했으니 할 말 다 했지.

신을 받으라

박해로 지음
네오픽션 펴냄

2021년 2월 10일
0
reader님의 프로필 이미지

reader

@811yd751tk0c

옥주현의 레베카 공연으로 알게 된 작품이었다. 레베카라는 뮤지컬이 있다는 것만 알았지, 솔직히 책으로 있는 줄은 상상도 못 했었다. 그렇게 뮤지컬 노래만 들어오다가 어느순간 책으로도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었고 레베카를 읽고 싶다는 생각에 구매를 하게 되었다.
정말 기대하고 고대하던 책이었던 만큼 기대치도 정말 높았다. 첫 도입부부터 사로잡히는 기분이 들었다.
댄버스 부인과의 첫 만남에 얼마나 설렜는지 모른다. 댄버스 부인이 레베카 이야기를 할 때면 나도 댄버스에게 몰입되어 주인공이 싫어지곤 했다.
결국엔 소설 중반까지 가면서 주인공 편에 설 수가 없었고, 레베카를 먼저 보내고 너무나 빨리 재혼을 한 맥심이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이건 관련없는 내용일 수도 있지만 책을 읽다가 구글에서 스포를 당했다. 그것도 엄청 중요한, 맥심이 레베카를 왜 죽였나요? 라고 써진 스포를.)
후반으로 가면 레베카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진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평점이 거하게 깎였다. 너무 억지로 이유를 만들어 내는 기분이 들었다. 그녀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유였고 너무 억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완벽한 명성과 권위에 금이 간다는 생각에, 거북하면서도 페이지를 넘기기 버거워졌다. 맥심이 레베카를 죽였고 레베카는 악독하고 악랄한 여자로 비춰진다. 하지만 이미 예상했던 내용이었고 난 주인공의 발전과 성장을 정말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이미 사실을 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주변 사람들도 하나같이 마음에 안 들었다. 난 이미 댄버스 부인과 같은 존재가 되어 레베카를 동경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가 안주인 노릇을 하는 게, 내가 댄버스 부인이라도 된마냥 정말 거북하게 느껴졌다.
결말 부근에서는 모든 일을 성공적으로(적어도 내겐 성공이 아니었지만.) 끝낸 주인공와 맥심이 차를 타고 다시 맨덜리로 향한다. 새벽 두 시부터 해가 뜬다는 주인공의 말에 드디어 그녀가 미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미치지 않았고 나는 결말을 보면서 왜인지 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마지막 문장을 읽고 5초 후에야 아, 하면서 문장 속에 가려진 비밀을 읽을 수 있었다.


정리하자면 주인공이 싫어지는 소설이었다. 레베카가 쌓아놓은 모든 것들이 내 눈 앞에 걸렸다. 나중에는 맥심이 레베카의 단물만 다 빨아먹고 버린 것이라고 생각됐다. 결말이 썩 마음에 들진 않는다. 댄버스 부인이 비중이 더 컸으면 했다. 누군가에게는 이 결말이 해피엔딩인 수도 있겠지만 나에겐 마냥 좋지는 못한, 배드 엔딩이었다. 이럴거면 내 환상 속의 이야기로 남겨둘 걸, 후회도 되었다. 스포를 당한 게 억울하기도 했고.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맥심이 진심으로 주인공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기분이 들었다. 가벼운 입맞춤 정도는 누구에게나 해줄 수 있는 그런 것으로 느껴졌다. 나도 이렇게 느끼는데, 주인공은 이런 감정을 더 크게 느끼지 않았을까? 이런 맥심의 태도 덕에 나는 나 자신을 위로할 수 있었다.
주인공은 이름도 나오지 않지만 레베카는 계속 언급되고 맨덜리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결코 지울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나는 모든 하인들과 재스퍼가 그곳에서 죽었다고 믿고 있다. 먼저 떠나버린 레베카를 만나려 모두가 한 마음으로 맨덜리에서 최후를 맞은 것이라고 믿고 싶다.
주인공을 사랑할 자신이 있다면 과감하게 시도해봐도 좋겠지만 레베카는 거의 맨덜리 저택의 신으로 추대받기에 그러기에는 어려울 것이라 본다. 후반에는 명성에 먹칠이 된다는 느낌도 있지만.
레베카가 영원한 승자이다.
(책을 읽으면서 뮤지컬 레베카의 음악을 듣는 것도 좋았다. Mr이나 독일 버전, 옥주현이 부른 레베카를 골고루 다 들어보았다. 개인적으로는 반주만 듣는 걸 추천한다. Rebecca mr 이라고 검색하면 나올 것이다.)

레베카

대프니 듀 모리에 지음
현대문학 펴냄

2021년 2월 8일
1
reader님의 프로필 이미지

reader

@811yd751tk0c

결론부터 빠르게 말하자면 나쁘지 않은 책이었다. 표지부터 시선을 확 사로잡아 살 수 밖에 없는 책이었는데 실제 표지는 하얗기만 해서 더 묘한 느낌을 주었다.
이 책은 브룬힐데 폼젤이라는, 히틀러와 조금은 연관이 있는 한 여성의 일대기를 써내린 책이다. 대체적으로 정말 좋았다.
이 책은 내가 과거에 한 짓을 자책하고 뉘우치는 게 아니라 당당하게 나는 아무것도 몰랐고 그저 묵묵히 내 의무를 수행했을 뿐이라고 호소하는 책이다. 작가 설명에 그녀의 젊은 시절 사진도 있는데 같은 사람이 맞나 싶으면서도 똑같은 것처럼 보여서 기분이 묘했다.
아무튼 난 이미 모두가 인정한 정확한 사실을 가지고 억지로 매달리면서 발악하는 인간들을 싫어한다. 그리고 초반까지는 이 책에 나오는 폼젤도 그런 인간 중 하나일 거라고 생각했다. 돈낭비 했다면서 후회하던 중에 이상하게도 이 사람은 변명을 하고 있다는 큰 불쾌감이 들지 않았다. 종종 너무 노골적인 변명이 보였던 것 같지만 그녀도 그 시대의 피해자란 말에 별다른 할 말이 없었다. 그렇게 묵묵히 보다보니 브룬힐데 폼젤이 더이상 세상에 없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그때는 묘한 박탈감마저 들 정도였다.

엄청나게 소설같은 책이었다. 책의 첫 페이지에 픽션이라고 써져 있어야 할 것 같았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픽션이란 말은 없고 실화라는 말만 종종 보였던 것 같다.
한 마디만 더 덧붙이자면 이 책은 토레 D. 한젠이 엮은 책이다. 마지막 부분에서 토레 D. 한젠이 나와 이 책의 내용을 정리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개인적으로 그 부분에서 매우 집중이 안 됐다. 분명 가치있고 중요한 얘기인 건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필력 때문인지 집중이 잘 안 됐다. 그래서 2점을 깎아 버렸다. 그만큼 이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깨뜨려 버렸고 결말이 구리니, 일시적으로 그냥 다 구려보였다.
지금은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재밌는 책이었다.

어느 독일인의 삶

브룬힐데 폼젤 지음
열린책들 펴냄

2020년 9월 16일
0

reader님의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