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Minutes Journal
아침에 일어나면 5분 저널을 쓴다.
일종의 감사일기와 간단한 다짐 정도를 적는 공간이다.
사진도 첨부할 수 있어서 전날 찍어뒀던 사진이 있다면 함께 첨부한다.
백자하루
원고지 모양으로 되어있는 공간에 100자에서 200자 정도로 글을 쓸 수 있다. 고민이라든가 특정 키워드 등이 떠오르면 그냥 그걸로 주제를 삼아 짤막한 글을 쓴다.
구글 Keep
공간에 따라 메모를 나누고 있는데, 구글 킵에는 주로 마술관련 메모 등을 한다. 그날 그날 생각나는 마술 관련 생각이나, 강의에 관한 메모 등을 이 공간에 남긴다. 마술 일기장으로 봐도 된다.
Evernote 모닝페이지
아침에 그냥 아무렇게나 생각나는 것들을 끄적거린다.
시간은 짧게는 15분에서 길면 1시간 가까이 쓰기도 한다.
기분에 따라 사진을 첨부하기도 하고, 아니면 그냥 글만 가득 채우기도 한다.
최근에는 모든 영수증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서 스캔을 한다.
스캔된 이미지는 에버노트에 차곡차곡 쌓인다.
모든 기록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이전에는 종이노트에 펜으로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볼까도 몇 번인가 시도한 적이 있는데 적어도 내게는 잘 안맞아서 이젠 편하게 메모를 하기로 했다.
(가끔 종이에 메모를 하는 것 역시 에버노트 스캐너 기능을 이용해서 저장해둔다)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하지 못한다'
적어도 3명 이상의 작가가 쓴 글에서 이와 비슷한 글을 본 적이 있다.
여행전문PD로 유명하고 팟캐스트 탁피디의 여행수다 진행자인 탁재형씨가 쓴
#비가오지않으면좋겠어 라는 책에서 저자는 글을 쓰든, 그림을 그리든 하다못해 사진을 찍기라도 해서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 있다면 기록을 하라고 말한다.
요즘 들어 예전의 일들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나를 보면 이걸 잘 실천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기억이 오래 가려면, 둘 중 하나다.
나의 감정이 진하게 묻거나, 아니면 기록을 하는 것.
감정이 진하게 묻는다는 건 여러가지 감정 중에 하나 혹은 그 이상의 감정이 강하게 그 순간에 새겨짐을 의미한다. 그렇게 되면 그런 기억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선명하게 다시 불러올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순간들만 우리 삶에 존재하는 건 아니다. 정말 내가 기억을 하고 싶은데, 그런 감정을 그때마다 억지로 넣을 순 없으니까. 그래서 기록이 필요하다.
노트와 펜을 들고 다니든, 스마트폰으로 메모하거나 사진촬영을 하든, 아니면 음성녹음이나 영상 촬영도 좋다. 그렇게 잘 기록해두면 내가 원할 때 관련 기록을 조금만 봐도 금방 다시 불러올 수 있다.
분명 어떤 기억들은 계속 가져가기보다는 적당히 잊어버리는 게 여러모로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기억들도 함께 잊어버릴 수 있다. 기억이라는 건 어떻게 보면 이야기라고 볼 수도 있다. 잘 기록하고 기억하면 그만큼의 수많은 이야기가 내 품에 담겨져 있게 된다. 살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봤지만, 역시나 제일 좋은 건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사람이다. 특별히 말을 재미나게 하지 않아도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뭔가 재미가 있다. 많은 이야기를 품은 사람일수록 상대방에게 공감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이 책의 저자 정혜윤 씨는 뛰어난 이야기꾼이다. 그녀가 쓰는 글은 내용이 무척 풍성하다. 읽는 맛이 난다. 잘 읽히고 재미가 있다. 그러면서 전혀 억지스럽지 않다. 책 이야기 사람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그녀의 유년시절로 타임슬립을 해도 이야기의 맥락이 연결되고 어색하지 않다. 정혜윤 작가는 아마 어떤 사람들과도 큰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도 그것에 관한 아쉬움이 종종 나온다. 더 잘 기억하지 못해서 아쉽고 슬프다고 한다. 메모에 관한 그녀의 생각이 궁금해서 읽어나가다가 위안부 할머니들 관련된 기록으로 책 내용이 넘어갈 때는 그 건조한 문장들에서 눈물이 날뻔했다.
기록(메모)을 꼭 해야 할까?
사실 여기에 대해서는 아직 명쾌한 답을 나 스스로 답하지 못한다.
잘 모르지만 왠지 해야 할 것 같고, 하고 싶어서 한다.
나에 대한 기록들, 내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기록들
내가 보고 감동받은 영화와 책, 즐겨듣던 음악들..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느꼈던 수많은 감정들을 기록한다.
그렇게 잘 기록하고 기억할 수 있으면 지금보다 좋은 사람으로 살아갈거라는 막연한 기대는 하게 된다.
#정혜윤작가
#아무튼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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