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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서술된 이래 항상 우리 한국인과 관련이 있으면서도 오늘날까지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나라, 중국. 그러나 한국사 1급을 따기 위해 겉핥기식으로만 알고 있었지 그들에 대한 더 깊은 이해도, 관심도 없었다. 딱히 관심을 가질만한 기회도 없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여자친구가 아니었으면 이 책은 아마 안 읽었을지도 모르겠다. 난 원래 문학보다 에세이를 좋아하니까.
정글만리와 같은 장편소설을 나름 빠른 시간 안에 읽었다. 3권을 읽는데 2주 정도 걸린거 같다. 조정래 작가의 필력도 한 몫 했고 무엇보다 정말 '신기'했기 때문이다. 나는 바로 옆에 있는 나라인 중국에 대해서 그동안 아무것도 몰랐고 나름 국제정치를 좋아한다 해놓고 현재 국제무대에서 G2로 뻐기고 있는 그들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하였다. 중국은 그야말로 '완전히' 다른 나라였다. 그들은 기원후 1800년 동안 세계에서 항상 GPD가 1등이었다. 그리고 그들 스스로 "중국", 즉 세상의 중심이라고 자칭하는 것처럼 자기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매우 높았다. 또한 공산당 1당이 지배하는 나라이며 마오쩌둥의 급진적인 개혁개방 이후 그야말로 좋게 말하면 기회의 땅이요, 나쁘게 말하면 타락의 땅이 되었다. 왜냐하면 그야말로 마키아벨리즘적으로 '돈'에 광적으로 모두가 미쳐있기 때문이다.
책에 있는 내용 중 지금 당장 기억나는건 전대광의 조카인 송재형이 그가 다니는 베이징대학에 미국 기자들이 와서 인터뷰를 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거기서 미국 기자들은 베이징대 학생들에게 다소 공격적인 질문공세들을 쏟는다. 중국은 짝퉁을 만들어 파는 대형 짝퉁 공장이다, 남의 지적재산권을 뺏어 쓰는 중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 다소 민감하면서도 논의는 되어야하는, 동시에 외국인으로서 정말 그들의 입장과 논리가 궁금한 질문들을 퍼붓는다.
이에 중국의 서울대인 베이징대 학생들을 모두 강하게 그들이 하는 것은 전혀 잘못된 것이 아니며 시장이 돌게 하는 긍정적인 효과와 지적재산을 보호하지 못하고 당하는 이들이 어리석다며 당황스러운 괘변을 꽤나 공격적으로 맞받아친다. 이에 송재형은 꽤나 당황하며 '이것이 G2의 자신감이자 뻔뻔함이구나'를 깨닫게 된다. 물론 나도 신선하게 충격을 받았기에 이 부분이 제일 먼저 떠올랐을 것이다.
그 외에 중국은 광적으로 돈에 미쳐있다. 물론 돈에 미쳐있지 않은 사람은 없겠지만 중국은 그야말로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마키아벨리즘적인 형태로 돈을 번다. 그들이 하는 말 중 하나는 "목숨을 빼앗겨도 돈은 빼앗기지 마라", "구걸하는 것은 부끄러워도 몸을 파는 것은 부끄럽지 않다" 등 완전하게 돈에 미쳐 타락한 국가 같아 보였다. 저자는 '자본주의보다 더 자본주의 같은 중국'이라는 표현을 썼고 정말 와닿는 부분이었다.
책이 정말 좋고 계속 소유해야겠다고 느낀 부분은 저자가 역사와 통계를 자세하게 썼다는 점이고 과거에 있던 역사적인 사건들을 등장인물들을 통해 마치 그 당시의 역사적 상황이 구현되듯이 서술했다는 점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쓰기 위해 많이 노력한 것이 보였고 다양한 국적의 인물들과 전지적 작가시점을 통해 그들이 가지고 있을만한 생각, 동기들을 자세하게 서술하여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솔직히 중반부터 내용이 반복되는 느낌이 있어서 루스해졌으나 작가가 어떻게 결론을 맺을지 궁금해서 계속 읽을 수 있었다. 조정래 작가는 그래도 중국을 우호적으로 보는 것 같았으며 향후 중국이 G1이 될거란 믿음도 있어 보였다. 저자의 이러한 생각은 메인 주인공이었던 전대광을 통해 그 논리들을 엿볼 수 있었다. 그 핵심 논리는 인구였다. 책이 발간된 2013년 당시는 13억, 지금은 현재 14억 4천만인 이 인구는 중국을 지금보다 더 떠받들어 올린다는 것이 골자다.
그의 논리에 인정을 하였다. 확실히 인구는 경쟁력이다. 값싼 인건비로 인해 제조업이 빠르게 발전할 수 있으며 엄청난 군사력에도 보탤 수 있다. 더군다나 빅데이터 시대로 들어선 오늘, 공산당 1당이 강력한 중앙집권척 체제를 이용해 빅데이터의 능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최적의 형태로 인공지능 시대 선두자로 세차게 달리고 있다. 사람 하나 하나의 경쟁력이 엄청난 부가가치를 생산해내는 시대에 14억이라는 절대숫자, 심지어 통계에 잡히지도 않는 사람들까지 더하면 중국이 G1이 안될만한 데에는 이유가 딱히 보이지 않는다.
책 말미에 나오는 부분이 갑자기 생각난다. 중국의 역사학자들은 '만약 마오쩌둥의 아들이 6.25전쟁 때 죽지 않고 살아있었더라면'에 대해서 논의하는 걸 좋아한다고 한다. 이에 저자는 반드시 북한처럼 세습을 하였을 것이고 역시 북한처럼 김씨 왕가 세습체제처럼 됐을 것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무서운 일이 될 뻔했으며 그의 아들이 죽은 것은 중국에 있어서는 가장 큰 축복 중 하나였다. 왜냐하면 절대권력은 절대부패하니까.
이 책을 읽고 깨달은 것은 중국이 가지고 있는 엄청난 내수시장의 가치와 중국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다. 세계화가 가속화되는 지금, 중국어는 내가 동북아시아에 존재하는 한국인인 한, 그리고 수출의 절대다수(25%)를 중국에 하고 있는 한국의 현상황 상, 한국인에게 갈수록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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