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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묻힌 거인 (가즈오 이시구로 장편소설,The Buried Giant)의 표지 이미지

파묻힌 거인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시공사 펴냄

마치 세계관 속 인물처럼 용의 입김처럼 안개 속을 헤매다 안개가 걷히며 의미를 깨닫게 되는 글.
판타지를 배경으로 한 인간의 삶 속에서 망각의 의미를 헤집는다.
크게 기억에 남는 것은 망각으로 인한 전쟁과 사랑이다. 망각으로 인해 증오를 지우고 살아가는 삶이 옳은 것인가, 과거를 상기하여 증오의 연쇄를 지속시킬 것인가에 대한 작가의 질문은 이야기 속에 자연스레 젖어들어 독자들이 서서히 의미를 깨닫고 고민하게끔 만든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우리를 기억해줘. 네가 아직 소년이었을 때 느꼈던 이 우정과 우리를 기억해줘.” 모든 인류에게 평화를 선사하던 파묻힌 거인이 깨어나고, 늙은 남자는 '연대'의 한 마디를 건넨다. 증오의 연쇄를 희미하게 만들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인 것 마냥...
망각의 평화와 증오를 저울질할 새도 없이 뱃사공이 등장하여 사랑의 무게를 잰다. 안개가 걷히더라도 서로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가, 모든 행복과 불행을 끌어안은 채 사랑할 수 있는가에 늙은 남자는 뒤돌아보지 않고 물가를 떠난다. 마치 자신이 부인에게 했던 말처럼 망각으로 인해 서로를 더 사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작가가 담고자했던 의미가 이야기 전개에 따라 잔잔히 깔려있다, 후반부에 가서야 눈 앞에 선명해지기 시작하면서 최고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그리고 책을 놓는 순간 사색에 잠기게 되는 시간도 즐거웠다. 읽으면서 인간의 망각으로 인한 행복은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연상케하였다.
독자를 몇 번이고 사색에 잠기게 하는 책은 최고로 즐겁다!
2020년 7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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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사색하게 하는 책.
지식의 보충과 배움을 통한 성장을 구분하는 것, 이를 통해 내가 지금 무엇을 행하고 있는지를 인지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깨달았다.
교육자가 되고 싶거나 배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알고 싶다면 한 번 쯤 읽어봐도 좋을 듯 하다.

무지의 즐거움

우치다 타츠루 지음
유유 펴냄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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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독자를 속이는 전개가 대단하다.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독자의 모든 시선을 알약으로 이끌고 범인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단서는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 중간에 지나간다. 마지막까지 이것을 기억하고 있었던 독자라면 탐정의 자질이 있다고 생각한다.
전작과 달리 모든 조건을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범인이 나온다가 아니라 명확하게 범인을 특정하는 문장이 있기 때문에 다소 덜 인상깊었다.

내가 그를 죽였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은이), 양윤옥 (옮긴이) 지음
현대문학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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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개인이라도 군중에 속하게 되면, 그 개인의 특성은 사라지고 밀집된 군중의 평균 수준이 된다. 이것을 논리적으로 풀어낸다.
이 책이 쓰여진 시대가 시대인 만큼 지금 읽기에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도 있으나, 전반적으로 수용할만한 논리들로 구성되어 있다.
1800년대에 이런 통찰력을 가지고 기술한다는 점이 놀랍다.

현명한 존재는 무리에 섞이지 않는다

귀스타브 르 봉 지음
페이지2(page2)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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