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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지나간 후
상드린 콜레트 지음
현대문학 펴냄
읽었어요
사랑도 이제 없어. 명예도 이제 없어. 우리는 짐승과 다를 바 없어. 하지만 마디는 파타와 눈이 마주치자 입을 다물었다. 그런 말로 육신과 영혼을 난도질할 필요가 있을까. 파타는 많은 것을 책임지고 있었고, 침묵으로도 충분했다. 그 침묵이 지나고 난 후, 애들 아빠가 먼저 진정하고 말을 꺼냈고 일은 벌어졌다. 이제 엄마의 무언, 그녀가 하지 않은 말이 영원히 파타의 머릿속에서 맴돌 것이다. 파타는 매일같이 그 말에 일말의 진실은 없는지 반문할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맹세도 할 수 있었다. 섬에 남을 세 아이를 마지못해 선택했지만 그런 생각은 꿈에도 한 적 없었다. 마디가 자기 멋대로 그렇게 생각한 거다. 마디는 결국 그 말을 뱉었다. 속에 담고 있기에는 너무 버거운 말이었으니까.
“절름발이, 애꾸, 난쟁이. 그러니까 제일 성치 못한 애들을 남기자는 거네. 타고난 불운에 어미 아비가 쐐기를 박는 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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