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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러브, 좀비
조예은 지음
안전가옥 펴냄
이로써 안전가옥 쇼-트 시리즈를 믿게 되었다.
《땡스 갓, 잇츠 프라이데이》도 정말 좋았지만 《칵테일, 러브, 좀비》는 읽다 미칠 것 같을 만큼 좋았다.
<초대>는 17년째 목에 가시가 걸린 주인공과 남자친구와 남자친구의 친구의 이야기이다. 남자친구는 항상 주인공을 자신의 입맛대로 바꾸려고 한다. 정작 본인은 교재하기 전과 같은 차림을 하고 있는데 말이다. 그리고 남자친구의 친구가 정말 중요하다.
이 작품을 읽으며 초반에는 그저 저런 남성들을 비판하는 것인가 싶었다. 그런데 거기서 끝나는 단순한 소설이 아니었다. 끝에 다다르는 순간 내가 생각하고 있던 이 소설의 장르가 엎어졌다.
<습지의 사랑>은 내가 정말정말정말 사랑하는 소설이다. 물에 빠져 죽어서 물 밖으로 못 나오는 유령 '물'과 그런 물을 두려워 하지 않고 다가온 '숲'의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긴 말 할 수 없다. 타이핑 하는 손만 아플 뿐이다. 이 소설은 읽어야한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언젠가 꼭 읽어보라고 적극 권장한다. 다른 소설 다 안 읽는다고 쳐도 습지의 사랑은 꼭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칵테일, 러브, 좀비>는 좀비가 되어버린 아빠와 아빠를 지키려는 엄마와 그런 엄마가 답답하지만 이해하려고 하는 딸의 이야기이다.
전형적인 좀비물과 다르게 거리가 마비되고 식량난이 일어나는 일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도 그럴것이 2차 감염에서 멈춰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색 달랐고 소설에 나타나는 한국적인 요소도 재미있다.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는 어느날 엄마가 아빠에게 살해당한 것으로 시작한다. 그걸 목격한 아들은 아빠를 죽이고 자신도 죽는다. 얼핏보면 소설의 결말인 것 같지만(소설 시작했다~ 소설 끝났다~) 이야기는 여기서 부터이다. '오버랩'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타임루프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마지막 글자를 읽는 순간 당신은 소설의 처음으로 되돌아갈 것이다'라는 문장을 떠올리게 했다. 내가 그러고 싶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뭐야, 딸 아니었어?'하다가 '아들'이라고 하고 또 다시 '아가씨라고?'하면서 혼자 혼란스러워 했다. 다 읽고 나니 혼란스러웠던 나를 가라앉혔다. 소설을 다 읽고 다시 읽고 싶었다. 이야기를 전부 알고 있는 상태로 읽으면 어떤 느낌을 받을지 궁금하다.
조예은 작가의 책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을 얼마 전 읽었다. 기대에 못 미쳐서 이 단편집을 읽을까 말까 고민하다 《땡스갓, 잇츠 프라이데이》가 너무 좋아서 읽게 되었다. 이 소설을 집어든 과거의 나에게 칭찬의 다독임을 전한다. <습지의 사랑>은 <정적>과 함께 내 인생의 단편 소설로 남았다. 둘 다 e-book으로 대여해서 읽었다는 사실이 정말 아쉬울 뿐이다. 언젠가 소장하고 싶다.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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