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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그림자의 춤
앨리스 먼로 지음
뿔(웅진) 펴냄
드디어 다 읽었다. 읽기 좀 힘들었다. 방언과 옛말이 많고 모르는 단어도 많아서 책 읽는 시간 반, 단어 찾는 시간 반이었던거 같다. 처음에는 읽다가 다른 걸로 갈아탈까 하다가 그 때 재밌는 단편이 나와서 계속 읽고 그러다보니 모르는 단어 뜻을 알아가는 것도 하나의 재미로 다가왔다. 내가 여러가지 말들로 표현해야 하는 감정이 하나의 단어로 나와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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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느꼈던 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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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가장 잘맞는 환경은 어떤 환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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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가 아무리 어른스러워도 아이는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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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풀지 않고 계속 쌓아두다간(숨기다간) 자신도 통제할 수 없이 터져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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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직업, 여자의 직업 이라고 말하는 건 상당히 고지식하지만 여자, 남자의 특성상 저렇게 생각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아 이것도 여자 남자의 문제가 아닌 그냥 사람의 특성 문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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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조금은 귀찮게 느껴지는 가족들의 관심이 결국에는 행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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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각자의 상황에 맞게 잘 적응해서 살아가지만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상황에 있을 때 가장 큰 만족감과 안정을 느끼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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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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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가 차에 타고 있던 아까 그 오후의 마지막 순간부터 거꾸로 흐르면서, 어리둥절하고 낯설게 변한, 아버지의 삶을 더듬는다. 마치 마술을 부리는 풍경처럼, 바라보고 있는 동안에는 친근하고 평범하고 익숙하다가도 돌아서면 어느새 날씨는 변화무쌍하고 거리는 가늠하기 어려운, 끝끝내 알 길 없이 바뀌어버리는 풍경 같은 그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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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찾아드는 나른함과 한기, 그리고 분리.
그 무모한 여정을 끝낸 다음 한기에 오슬오슬 떨던 우리도 여전히 그대로라는 걸 발견하고, 차로 돌아가 두 사람이 널브러져 자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는 것. 그것이 바로 트리스테(쓸쓸함)이다. 트리스테 에스트.(쓸쓸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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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 coitum omne animal triste est.(옴네 아니말)
모든 짐승은 성행위를 하고 난 뒤에 쓸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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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이것만은 알아두세요. 그런 일들은 언제나 끊임없이 일어난다는 것, 그러니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살아가는 것뿐이라는 거요. 헬렌 혼자만 그런 게 아니라는 사실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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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나는 이야기할 마음이 없었다, 전혀. 하지만 보풀이 일고 빛바랜 페이즐리 무늬의 실내복을 입고 애써 졸음을 참으며 기대감에 부푼 얼굴로 주방에서 기다리고 있는 엄마를 보는 순간, 내게 이상야릇하고 지긋지긋한 의무가 있다는 게 행복이라는 걸 깨닫는다. 하마터면 그 행복을 놓칠 뻔했다는 것도, 언제고 엄마가 알려고 하지 않는 때가 되면 쉽사리 놓치리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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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스타그램 #행복한그림자의춤 #앨리스먼로 #단편소설 #캐나다 #여러사람들의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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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송이님의 인생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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