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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이효리 지음
북하우스 펴냄

나는 이효리라는 사람 자체가 좋다.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을 보고도 좋아하지 않는다는건 내 입장에선 불가항력이다.
나의 책기준으로 말하자면 평균보다 밑이나 이효리이기 때문에 그리고 이 책의 목적 자체가 자신의 신념을 강요하는게 아니라 알아주었으면 하는게 느껴져서.

나도 한 생명을 키워볼까? 했던 적이 있다. 종류도 다양했다. 강아지 고양이 햄스터 병아리 새 고슴도치 거북이. 부모님께 떼를 쓴적도 많다. 건의는 언제나 묵살되었고 지금에선 키우고싶으나 제대로 책임질 자신이 없으니 키우지않겠다가 지금의 생각이다. 생각은 바뀔 수 있는 것이니 미래에 내가 누군가의 삶을 지키려 노력중일 수도.
책임질수 없다란 말은 나를 보호하기위해 순화시킨 말이다. 본래의 날것으로 말하자면 책임져야될 상황이 올때 돈이던 시간이던 내가 갖고있는것과 생명을 저울질할게 분명했고 그 순간의 나를 받아들일 수 없다가 정론이다. 책임지지못하면 키우지마세요. 그말에 빌붙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동물보호에 손을 얹는것일까? 아니다. 그렇다면 동물보호에 손을 뗀것일까? 아니다. 책에서도 나왔듯 동물보호가 단편적으로 동물만을 보호하지 않는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모든것이 연결되어있다. 자연을 보호하다보니 야생동물을 보호하게되고 자연을 지키다보니 사람도 지키게 되는 그런 연결성이 있다. 그러나 분명하게 반대되는 점도 있다. 예를 들어, 실험대상이 되는 동물들. 묻고싶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임상을 할 것인가?인권은 무시할것인가? 무분별한 자연파괴? 우리가 살고있는 집은 무분별한 자연파괴에 들어가있지 않는가? 이런류의 물음엔 답이없다. 선택만이 있을뿐. 이효리의 말대로 이 사람은 마음이 제일 가는 동물을 선택한것이다. 여기서 인간이 더 불쌍하다라는 말을 한다는건 아집이고 무식이다.

나는 아직도 선택하지 못했다. 이것은 중도가 아닌 비겁의 일부임을 알지만 그래도 선택하지 못하겠다. 그들의 선택을 이해할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반감을 갖지도 않는다.
이효리가 멋진이유. 거센폭풍에도 선택을 했고 언제나 옳바른 선택을 하진 않지만 인정하고 노력해 바꾸어나간다.

이책을 읽고 나는 동물보호는 아닐지언정 선택을 해야되고 그선택에 언제나 옳바른 선택만을 하진 못하더라도 인정하고 노력하는 모습.
자신감, 확신, 신념 같은 저류의 무언가를 지닌 자들은 멋있다. 아직 난 멋질 준비가 되지 않았나보다.
2020년 3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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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중요한 단어들이 몇 개 있다. 그 단어 중 두가지가 책의 제목으로 들어가 있으니 읽고싶은책 리스트에 들어가는것은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읽는건 또 다른 문제였다. 책을 좋아하거나 많이 읽는 사람들은 에세이라는 장르에 대해 회의감을 갖고 있다. 정말 잘 쓰던가, 정말 잘 알려주던가, 정말 진부하지 않던가 특히 여행에세이의 경우는 그보다 더한 요구를 지니게 된다. 그래서인지 읽고는 싶으나 읽고 싶지 않은 모호한 기분으로 오래 간직하고 있었다.

세계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혹시 관심있으신분들을 위해..링크를 첨부..)
https://m.blog.naver.com/fivtjwldnjs/223594124220


운영하고 있는 독서모임이 있는데 기약없는 기간의 여행인지라 어쩔수없이 잠정 운영을 중단하며 마지막책을 선정하는데 있어 나조차 결국은 진부하게 여행과 책을 찾게 되었다. 이 책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여행을하며 적은 수기. 하지만 책보다 요리쪽에 좀더 중점이 가있기는 했다. 여행에 있어 음식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재밌게 읽을 부분이 많다.

하지만 나는 여행에 있어 음식을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 사람. 뒷부분으로 갈수록 음식얘기가 많아져 나는 그부분에 아쉬움을 느꼈지만 앞부분의 아프리카까지의 수기들은 입에 딱 달라붙는 맛으로 읽혔다.
특히, 이미 지구에서 가보지 않은곳을 찾을 수 없는 탐험의 시대가 끝난 시대에 내가 과연 세계여행을 한다고 한들 무슨의미가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보드랍게 안아주는 글이었다. 오랜만에 괜찮은 여행에세이를 읽는 기분. 한국 특유의 신파적인 여행에세이가 아니라서 좋았다. 이건 외국인의 여행에세이여서 그런가?


한편, 세계여행을 가게되며 나는 책에 대한 고민을 아직도 놓지 못하고 있다. 종이책을 포기못하는 고루한 면모를 지키고 있는 나는 몇권의 종이책을 가져갈 것인가에 푹 빠져지내고 있는데, 궁금합니다.
당신이 세계여행을 간다면 챙기고 싶은 책은 무엇인가요? 읽고 또 읽어도 좋을 책. 그게 과연 무엇일까요.

여행과 독서

잔홍즈 지음
시그마북스 펴냄

3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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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내가 이 책만은 왜좋지?기분좋은 의아함과 함께 읽었다. 나는 우선 질문하는 자에게 후하고 그 질문이 세속에서 벗어나 철학과 사색으로 점철되우 있으면 더더욱 후한 마음을 갖게된다. 쓰쿠루가 성장해 가는 모습, 받아들이는 모습! 받아들인다는 건 이리 쉽게 쓰이는 것과 달리 무자비한 에너지이기에. 그 모습을 끝까지 함께 읽어 좋았다.

그리고 하루키소설은 그저그래도 이사람의 글솜씨야.. 이 사람이 감정을 묘사할땐 내 속을 강제로 파헤친게 아닐까 싶을정도. 하루키 특유의 몽환적이고 세계를 뛰어넘는 틀이 어려우시다면 요책으로 시도해보셔요~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민음사 펴냄

4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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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이랬어?
엄마도 날 이렇게 사랑했어?

어릴적에 엄마가 보송보송해지라도 온몸 곳곳 톡톡 쳐주던 베이비파우더. 책에사 보자마자 나도 생각났어. 통도 기억나. 어두운 인디핑크색 테두리에 흰바탕. 냄새도 감촉도 선명해. 엄마한테 달려갔지. 기억나냐구. 엄마도 기억한데. 나는 이상한 떼를 써봐. 성인도 사용해도 되나? 어른은 땀띠가 안나니깐 쓸필요가 없다고 하지. 아 어른. 나는 어른이 되어버렸구나. 하지만 떼쓰는거라고 했잖아. 떼를 쓴다는건 억지를 부리겠다는거야. 쓰고싶어. 사용하고싶어. 그때 그 느낌을 다시 느끼고싶어! 엄마는 그냥 웃고말지.

사랑해 엄마
너무너무 고마워

엄마와 연애할 때

임경선 지음
마음산책 펴냄

5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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