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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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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기행

김승옥 지음
문학동네 펴냄

땅에 뿌려진 피와 머리맡의 총만 없었다면
그것은 영락없이 만취되어 길가에 쓰러진 한 거지의 꼬락서니였다..
그것은 간밤의 소란스러운 총소리와 그날 아침의 황폐한 시가가 내게 상상을 떠맡기던 그런 거대한, 마치 탱크를 닮은 괴물도 아니고,
그리고 그때 시체 주위에 둘러선 어른들이 어쩌면 자조까지 섞어서 속삭이던 돌덩이처럼 꽁꽁 뭉친 그런 신념덩어리도 아니었다..
👍 행복할 때 추천!
2020년 2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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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네

@rsfywjhpbbxk

귀가 먹먹했다..얼굴이 얼얼했다..어깨가 뒤흔들리고, 등허리가 휘청거리고, 무릎이 툭 툭, 꺾였다.. 사람들은 나를 따라 유기체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절망이 몰려왔다.. 세상의 문은 끝나지 않는 길처럼 보였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숨도 멈추었다.. 눈을 감고 흔들리는 몸을 다잡았다..

끝나. 걸어가면, 한 발짝씩 디디면......

7년의 밤

정유정 지음
은행나무 펴냄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2021년 3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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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네

@rsfywjhpbbxk

신랑은 보기보다 예민한 사람이었다..
색시가 곧 권태로워지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잠시도 한가할 틈 없이 바쁘게 살고 있었지만, 실은 같은 일의 반복과 미래에 대한 꿈도 불안도 없는 생활을 권태로워 하고 있었기 때문에 권태가 얼마나 지독한 불행감인지 알고 있었다..

친절한 복희씨

박완서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 힐링이 필요할 때 추천!
2021년 3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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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네

@rsfywjhpbbxk

지난날들이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것에 가슴을 쓸어내리는 밤. 그날들은 지나갔고 다른 날들이 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나는 모든 것은 지나간다는 사실에 잠시 안도했던 적이 있었으나 어쩌면 그 사실이 싫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언제든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모든 날들을 비슷하게 만들며 살고 싶었다. 나 혼자 그런다고 되는게 아닌 걸 알면서도.

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

장강명 외 10명 지음
현대문학 펴냄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2020년 5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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