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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는 디테일한 묘사가 좋아서 빠르게 읽힌다.
그래서 후반부에 다다르면서 인물이 어떤 결정을 할까 궁금한 순간도 있었으나,,, 점점 글에 힘이 들어가는 느낌이 많이 들어 읽기가 힘들었다.
오히려 담백하게 풀어냈으면 훨씬 좋았을 듯 하다. 주인공의 내면을 숨기는 절제에 반해 다른 묘사들이 힘이 너무 들어가 있어 전반적으로 풍겨나는 답답한 느낌이 무거운 중량치는 웨이트 한판하고 온 기분이다.
자전적 이야기에 픽션이 얼마나 더했을지는 모르겠으나, 사실 주인공 배경만 보면 그렇게 나쁜 배경은 아닌데 인물이 왜 저럴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처음에는 동기가 이해가 되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행동하게 되는 동기가 독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못하더라. 그냥 원래 그렇고 세상을 원래 이렇게 보는 아이에요 라고 말하기에는 캐릭터 자체 매력의 부재가 크다.
내 주변에만 해도 훨씬 힘든 배경에서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 물론 힘듦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고 느낌도 다르기에 절대 강요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나는 그래도 버티는 삶과 그 과정에서 단단해지는 인간은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나의 가치관에서 이 소설의 결말이나 주인공의 생각이나 행동선들은 그냥 부정적인 기운으로 점철된 일기 같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와 비슷한 기분이 처음에 약간 들었는데 결말을 지향하는 방향은 너무 다르더라. (물론 이 방향에서 만큼은 나의 개인적 취향이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의 지안은 이 소설의 주인공보다도 (객관적 기준으로 봐도...) 훨씬 불우한 환경에 있으나 자신의 선택과 좋은 사람으로 인하여 성장하고 편안함에 이르른다.
하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은 오롯이 자신의 편안함을 위하여 다른 방식을 선택하는데 이해가 되다가도 와닿지가 않는다.
그렇다면 좋은 사람이 한명도 없었을까. 단순히 무관심한 아버지, 잘못된 집착의 어머니가 좋지 않다고 하기에는 그것 또한 강도가 약하다. 친구들과의 사건자체를 더해도 결말 행동의 동기는 약하다. 물론 그럴수 있지라고 붙이면 할말은 없으나,, 아마 그런 환경에서 모두 그렇게 행동한다면 내 어렸을 적 동네 친구들은 다 주인공과 같은 결말을 냈을거다.(물론 혼자만의 생각이고 다들 열심히 산다.)
전체적으로 뿌연 느낌이랄까. 작가가 그걸 의도한거라면 할말은 없지만 좋은 소재에 비해 아쉬움이 많이 남아 글이 길어진다.
그래도 장문 리뷰를 쓰게 한 것 만으로 이 작가의 다음 글의 행보를 기대해보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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