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로우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
존 그린 지음
북폴리오 펴냄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존 그린
이 책은 말기 암 환자 16세 소녀 헤이즐과 암 환우 모임에서 만난 거스와의 슬프고도 가슴 아픈 로맨스 소설이다.
삶보다 죽음의 문턱에 더 가까운 두 남녀의 아름답고 슬픈 사랑이 이 책 지면 한가득 실려있다. 이 책의 주인공 헤이즐과 거스는 불치의 병을 앓고 있지만 병에 대해 비관하지도 우울해하지도 않는다.
담담하게 죽음에 대해 받아들이고 때론 암에 걸린 이들이 죽음에 대한 부작용으로 태어났다며 농담처럼 말하곤 한다. 이들의 웃음 뒤에 눈물 흘릴 독자의 마음은 얼마나 아플지 상상이나 했을까.
'암적 이득'이란 평범한 아이들은 얻지 못하지만 암 환자 아이들은 얻을 수 있는 사소한 것들을 말한다. 스포츠 스타가 사인한 야구공이라든지, 숙제를 늦게 내도 그냥 넘어가는 거라든지, 실력이 부족한데도 운전면허를 얻는 것 등
작가는 암 환자를 통해서 사회는 장애를 가진 약자에게 부족하지만 정상인 보다 더 나은 기회와 동정, 그리고 따뜻한 온정이 죽음에 가까이 있음을 알고 편익을 제공하는 단어로 '암적 이득'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우리 주변에 말기 암 환자가 있다고 생각해 보면 당연히 우리는 그 환자는 고작 길어야 수개월 밖에 살지 못할 거라 생각하고는 정상인 사람보다 훨씬 더 애정을 갖고 암적 이득에 있어서 관대해질 것이다.
이는 삶과 죽음이 보편적 기억에서 우리 마음을 따뜻하고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작용을 한 것이다.
이러한 비극적 결함을 안고 태어난 사람들에 대해 우리 뇌는 아픈 것은 심한 고통을 동반한다는 것과 죽음의 현실을 받아들인다는 것, 그래서 슬픔을 인지하고 즉각 뇌는 보호본능의 감성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인간이란 동물은 모두 다 언젠가는 죽음에 이르는데 그 죽음의 도래 기간에 따라 우리는 암적 이득처럼 동정과 온정과 혜택을 받아야 할까. 그게 그들에게 정신적으로 도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잘못 생각하면 동정이 오히려 자존감을 짓밟는 영혼에 상처를 주게되는 일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들은 죽음의 길이나 시간보다 자존심을 더 소중히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모든 아픈 사람들이 그러듯이 자신은 동정을 원치 않는다고 말은 하지만 암 환자 말기라는 사실을 알고있는 주위사람들은 그 아픈 사람 존재 자체가 동정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거스는 동정을 받고 싶지 않아서 몸부림치는 불쌍한 소년이다. 그의 목숨을 지켜주는 G-튜브가 고장 났음에도 살기 위해 발버둥 치지 않는다. 구조대의 도움조차 받지 않으려 한다.
거스 곁을 지키고 있는 헤이즐은 거스에게 이런 말을 들려준다.
'나쁜 놈들은 없어'
'심지어 암도 사실은 나쁜 놈은 아니야. 암은 그저 살고 싶어 하는 거라고'
그러나 그 자신으로 만들어진 암이 마침내 그의 심장을 멈추게 했다. 우리의 삶과 죽음은 창조와 소멸이다. 거스는 암과의 싸움으로 죽은 것이 아닌 인간의 의식과의 기나긴 싸움 끝에 우주의 욕구로 인한 희생양으로 죽은 것이다.
잘못은 우리별에 있어, 저자는 작은 목소리로 담담하게 글을 써 내려갔지만 그 울림은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을 것이다.
1
남쪽나라님의 인생책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