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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hee Chung
@minhee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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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란 무엇일까
합법적 절차가 필요했기 때문에 풀려난 사건들이 있었다. 지하철 불법촬영사건- 시민들이 휴대전화를 압수했기 때문에 증거로 쓸 수 없다는 것. 본인의 자백과 수많은 증인들이 있었는데도 말이다. 마약범죄-특정송장으로 한정하고 미리 소포를 풀어본것. 실제 마약이 발견되었음에도 무죄에 해당했다. 이 책에서는 '잘 사는 나라의 실질적인 경험'에 근거하여 증거로 쓸 수 없게 할테니 절차를 지키라고 했더니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절차를 지키는 것을 우선하게 되었고, 이러한 판례가 생긴것이라고 한다. 또한 작가는 이러한 절차를 가볍게 여긴 수사기관의 문제이지 절차의 중요성은 실제로는 무고한 용의자를 지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 진범이 밝혀져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윤성여'가 그러하다. 저지르지도 않은 죄를 수사기관의 강압에 의해 자백했고, 죄가 인정되었다. 그는 20년을 복역하고 현재는 출소한 생태이다. 당시 수사과정에서 용의자로 몰렸던 4명의 다른 남성 중 3명은 자살했고 1명은 고문후유증으로 사망했다고 한다. 출소 전 옥중에서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윤성여는 이렇게 얘기했다.
"나는 죽이지 않았어요."
"근데, 자백은 왜 하셨어요?"
"그때 자백을 안했으면 내가 이 세상에 없었을거에요."
복역 중에도 본인이 저지른 일이 아님을 이야기했던 그. 이러한 일이 일어난 이유는 피의자를 사지로 몰아넣으며 진행한 수사기관의 강압수사 때문이다. 협박, 고문, 거짓자백의 강요. 절차를 무시한 강압적 수사가 20대의 청춘을 교도소로 이끌었다.
수사기관에 강제해야 할 절차의 중요성에 대한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하지만 꼭 그러한 패널티가 증거로 사용할 수 없어야만 하는 것일까? 증거로 사용할 수 없게 됨으로 인해 돌아오는 피해자의 억울함은 나라에서 주는 벌이 아니기 때문에 괜찮은 것인가? 수사기관의 절차를 무시한 대가를 왜 피해자가 감내해야하는 것인가? 사용할 수 있되, 제출된 증거가 절차 상 오류가 드러난다면 직무해제와 같은 수사기관에 대한 패널티가 주어졌다면 어떨까? 절차를 무시하는 행위가 이루어질 수 있었을까? 절차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절차의 강제성을 위한 방법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
절차에 대한 내용을 생각하다보니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대하여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수사기관의 강압이, 절차의 무시가 왜 일어났을까. 계속 작가가 이야기한 결과론적 우선 순위에 근거한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를. 사건이 월 평균으로 맞추어 일어나는 것이 아닌데, '최소 00건 해결'이라는 타이틀을 위한 상부의 압박때문에 피의자의 인권을 무시한 강압수사가 이루어지게 된 근본적인 원인이 아니었을까? 이를 해결하지 않고 절차를 논하는 것이 과연 맞는 문제해결 '절차'일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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