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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의 축제 (밀란 쿤데라 장편소설)의 표지 이미지

무의미의 축제

밀란 쿤데라 지음
민음사 펴냄

비행기 안에서 읽었다 2019/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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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에 대한 평전을 쓴다는 건 소설과 같이 상상력만으론 이루어질 수 없으며 더욱이 유명인의 명예와 관련되는, 어떻게 보면 더 어려운 과제인데 이렇게 완벽하게 구현해내는 작가의 글솜씨에 나는 그저 혀를 내두를 뿐이다. 작가의 글 수준이 놀랍도록 정교하고 높았기에 나는 이 얇으면서도 한 페이지에 몇 안 되는 문장들을 좀처럼 쉽게 읽어내려갈 수가 없었다. 한 문장에 선택된 단어들이 모두 철학적이고 신중했다. -좀 더 간결하게 표현하자면 마치 250페이지가 넘어가는, 최고난도 수능 국어 융복합형 비문학 지문을 읽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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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읽지 못한 톨스토이 소설들을 모두 섭렵한 후에 다시 이 책을 읽어보면 더 새롭게 깨닫고 이해되는 것들이 많을 것이다. 레프 톨스토이의 풍부한 감수성은 그를 유명하게 만들기도 했으나 동시에 자신을 스스로 옥죄어 신앙 안에서 기쁨을 찾은 것이 아니라 항상 근심에 가까운 의문에 둘러쌓여 살게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는 아주 대조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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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삶의 제각기 주어진 일률적 형식은 여러 번 개량되고 마모되고 첨예화되게 마련이며, 윤리적 본성이라는 것도 의식적이고 끈질긴 노력에 의하여 우리들의 내면에서 덕행과 도덕으로 상승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 성격의 주도적 특징은 결코 사라짐이 없이 남아서 다른 건축학적 질서에 따라 육체와 정신을 구성하게 되는 법이다. ...”
“예술은 아름답고, 창작은 순수한 데 반해, 사유는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것이다.”
“무엇인가 추구하는 정신적 인간은 오직 참된 자들의 자기고백을 근거로 그의 한계와 법칙을 예감한다.”

톨스토이를 쓰다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펴냄

2019년 9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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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전 문채 정말 아름답다.
막연하게 수능을 위해 감흥없이 눈으로만 찍어내듯 읽었던 글자들을 소설로서 바라보게 되니 끝없이 아름답다.

1569년에 태어난 사람(허균)이 쓴 소설

_어느 가을 구월 보름날, 달빛은 밝게 비치고 맑은 바람은 쓸쓸하게 불어와서 사람의 마음을 울적하게 했다. ... 길동은 열살이 넘도록 감히 아버지와 형을 부르지 못하고, 하인들에게마저 천대 받는 것을 뼈에 사무치도록 원통하게 여겨 마음을 바로잡지 못하였다.

_하루는 길동이 달빛을 사랑하여 달 아래 서성이다가 문뜩 별자리를 살피니 ...

_덕과 용모를 함께 갖추어 그 아름다운 모습에 부끄러워 물고기는 물 속으로 잠기고 기러기는 땅에 내려 앉을 정도이며, 달을 가리고 꽃을 수줍게 만들 정도였다.

_두 줄 눈물이 말소리를 쫓아 떨어지니, 진실로 상심만 가득찬 한마디였다.

_아름답구나! 길동이 행한 일들이여! 자신이 원한 것을 흔쾌히 이룬 장부로다. 비록 천한 어미 몸에서 태어났으나 가슴에 쌓인 원한을 풀어 버리고, 효성과 우애를 다 갖춰 한 몸의 운수를 당당히 이루었으니, 만고에 희한한 일이기에 후세 사람에게 알리는 바이다.

홍길동전

허균 지음
민음사 펴냄

2019년 8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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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희(친구)가 자신이 최근에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이라 하기에 얼핏 제목을 기억해두고 있다가 읽어봤다. 초반부는 다소 냉소적인 작가의 글이 신선했고, 후반부로 갈수록 제목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듯했으나 그런대로 흥미롭게 읽었다.
그리고 아주 생뚱맞게 느낀 점: 훌륭한 법조인이란 법학뿐만 아니라 심리학, 역사, 정치에 관한 지식과 우수한 언변을 갖추되 이성적인 판단까지 내릴 줄 아는 만능인을 뜻하는군

개인주의자 선언

문유석 지음
문학동네 펴냄

2019년 8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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