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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리

@he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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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는 아니지만

구병모 지음
자음과모음(이룸) 펴냄

읽었어요
7편의, 기이하고도 가히 경이로운 이야기

마치 ……같은 이야기
타자의 탄생
고의는 아니지만
조장기
어떤 자장가
재봉틀 여인
곤충도감

분명 일상적인 환경과 현실적인 사람들 같지만,
점점 낯설고 이해하기 힘들어진다.
그런데 또 읽다보면 등장한 모습 그대로
인정하게 되고 어느새 이야기 속에푹 빠져
그 세계 안에서 인물들을 바라보고 느끼게 된다.
신기할 정도로...

강렬한 색채를 갖고 있는 각각의 이야기가
사회적 문제, 개인의 한계, 일상의 스트레스 등을 표현하고 있어
읽어나가면서 깨닫게 될 때 소름이 돋지만,
그 무엇보다도 이 모든 걸 말이 되게 만드는
기발한 발상과 독특한 문체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르네 마그리트의 '겨울비'를 연상하게 만드는 표지부터
이미 예사롭지 않다고는 생각했었는데,
익숙했던 주변을 새롭게 바꿔버리는 시선을 따라
이야기에 빠지다 보면
나 또한 한 없이 초현실세계에 빠져드는 것 같은 느낌을 들게 만든다.

신기한데,
읽기가 버겁기도 한데,
절대 놓을 수 없는 책이다.
2019년 8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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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리

@helia

따뜻한 율무차 같은 책이다.
살짝 쌀쌀한 아침에, 문득 겨울인가 싶은 추위에,
몸이 으스스 떨리는 그런 날에
온 몸을 녹여주며 부드럽게 감싸주는
율무차와 같은 책이다.

달달하면서도 살짝은 텁텁하다.
그런데 그 텁텁함 조차 부드럽게 넘어간다.
호로록 마시고 나면 그 모든 것들이
그저 따뜻함으로 기억되듯
이 책은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는데
결론은 따뜻함이다. 온정이다.

따뜻하게 눈을 맞추고
조심스레 쓰다듬어주고
편안한 목소리로 위로해준다.
별 다른 말은 없다.
그저 그 따뜻함이 내내 나를 위로해주는 기분이다.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

김창완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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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리

@helia

신선한 소재.
밋밋한 결말.

우리가 흔히 말하는 생활 속 빌런들의 등장은 꽤나 흥미로웠다.
진짜 있을 법한 사람들을 모아다가 리얼리티 쇼를 하며
궁극적으로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보여주기 위함인 거 같은데,
그러기엔
인물들이 생각보다 평면적이고, 이야기는 짧다.
인물들의 컨셉이 명확한 만큼 좀 더 깊이있는 이야기가 나왔다면
의도했던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더 좋았을 거 같은데
그 메시지를 휘리릭 던진 느낌이다.

어찌됐든
사람의 이야기라 인물에 좀 더 집중했다면
흥미롭고 독특한 상황과 사건들이 펼쳐졌을 거 같은데,
이야기를 빨리 끝내려고 한 느낌이 강하다.
물론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게 맞기는 하다만
놓치거나 건들지도 않은 이야기가 많은 거 같아서
아쉽다.

탕비실

이미예 지음
한끼 펴냄

2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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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리

@helia

상상력 뒤에 숨겨놓은 현실.
그 현실은 어쩔 땐 아픔으로 슬픔으로
그리고 아득한 비참함으로 남아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책의 표지처럼
창백하고도 묵직한 청록색이다.
아무런 꾸밈없이 툭툭 내뱉는 이야기가
생각보다 입체적이라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한다.
단편을 하나하나 나올 때마다
어떤 시대였는지 대략 짐작이 갈 만큼.

그럼에도 생각보다 잘 읽혔고,
그만큼 현실을 잘 녹여낸 소설이다.

극히 드문 개들만이

이나경 (지은이) 지음
아작 펴냄

3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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