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영화화된 책.
4년 전 겨울, 러시아의 작은 마을에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나타나고
미지의 '그것'을 본 모든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광기에 휩싸여 살육을 저지른다.
맬로리는 언니의 자살 후 배속의 아기와 단둘이 남게 된다.
가까스로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인 생존자들을 만났던 그녀는 4년 뒤
홀로 두 아이를 데리고 안대로 눈을 가린 채 안식처였던 집을 버리고 길을 떠난다.
복도를 바라보며 아기들의 작은 숨소리를 듣고 있으니 눈을 멀게 하자는 생각이 결코 나쁜 것 같지 않았다.
아이들이 아예 볼 수가 없다면 새 세상에서 뭔가를 빼앗길 일도 없다고 맬로리는 생각했다.
바로 그 때 옆에서 자고 있던 보이가 잠에서 깨 울기 시작했다.
"울지 마! 너도 이런 세상을 보고 싶지 않을 거 아니야!"
도저히 할 수 없었다. 아이들의 시력은 멀쩡하다.
그리고 오늘 마침내 아이들이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는 더 새로운 세상의 가능성이 열릴지도 모른다.
그녀가 아이들을 그곳까지 안전하게 데리고 가기만 한다면.....pp.165~167
눈을 가린 채 광기와 정체모를 미지의 크리처가 활보하는 세상 밖으로
보이와 걸, 두 아이의 손을 꼭 잡고 안전한 곳을 찾아 떠나는 엄마 멜로리.
고군분투하는 현재와 그녀가 보낸 4년의 시간이 교차되며 진행되는데
인간의 불안과 혼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않고 싸워나가는 생존자들의 이야기가
안식처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극대화되어 단숨에 읽혀내려간다.
눈먼자들의 도시가 인간의 잔인함에 초점을 맞춰 좀 묵직하고 답답하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