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 읽고 이번에 다시 읽었는데 예전에는 콜필드를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릴 때 읽었을 때는 얘는 대체 왜이러는거지? 했는데
이제는 콜필드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면서
어느정도 공감도 됐다.
언뜻보면 세상에 불만이 많은 사춘기 소년처럼 보이지만
따지고보면 그럴 만한 일들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
세상을 부정적으로 삐딱하게 바라보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순수함과 따뜻함을 가지고 있다.
특히 여동생인 피비를 생각하거나 이야기를 나눌 때 순수함과 따뜻함이 더 잘 느껴졌다.
p.254
“앨리가 죽은건 나도 알아. 내가 그것도 모르는 것 같니? 그래도 좋아할 순 있잖아? 누가 죽었다고 해서 좋아하던 것까지 그만 둘 순 없지 않니? 특히 우리가 알고 있는, 살아 있는 사람보다 천배나 좋은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지.“
p.256
“어쨌거나 나는 넓은 호밀밭 같은데서 조그만 어린애들이 어떤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을 항상 눈 앞에 그려본다 말야. 몇 천명의 아이들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곤 나밖엔 아무도 없어.
나는 아득한 낭떠러지 옆에 서 있는거야. 내가 하는 일은 누구든지 낭떠러지에서 떨어질 것 같으면 얼른가서 붙잡아주는거지. 애들이란 달릴때는 저희가 어디로 달리고 있는지 모르잖아?
그런 때 내가 어딘가에서 나타나 그애를 붙잡아야 하는거야. 하루 종일 그 일만 하면 돼.
이를테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는거야. 바보같은 짓인 줄은 알고 있어. 하지만 내가 정말 되고 싶은 것은 그것 밖에 없어.
바보 같은 짓인 줄은 알고 있지만 말야.”
콜필드는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독특한 사람 취급을 받는데
이게 안쓰럽게 느껴지다가도, 근데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반복하며 읽었다.
콜필드 주변에는 콜필드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니 외롭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외적인 부분이나 하는 행동은 어른이지만 아직 청소년이니)
특히 앨리나 피비를 생각할 때와 피비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들에서는 울컥하기도 했다.
p. 231
무엇보다 그런 엉뚱한 장소에 있는 엘리를 본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죽은자들이니 비석이니 하는 것들에 둘러싸여 있는 모습이 좋아보이지 않았다.
공동묘지 구석구석 비가 내렸다. 그러자 묘지에 온 수많은 사람들은 미친 듯이 자기 차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는 것이었다. 그것이 나를 미치게 했다. 사람들은 자동차 안에 들어가서 라디오를 틀고 곧 저녁을 먹으러 근사한 장소로 향할 것이다. 앨리만 빼놓고 말이다. 내게는 그것이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친구들은 콜필드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부모님이나 선생님같이 주변 어른들이 콜필드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고, 콜필드를 이해해주고 보듬어줬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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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2
나는 여태까지 어떤 장소를 떠난다는 것조차 느끼지 못한 채 떠나곤 했다. 그것이 싫다.
비록 슬픈 이별이든 언짢은 이별이든 상관없이, 내가 어떤 장소를 떠날때는 떠난다는 사실을 알고싶다는 말이다. 그렇지 못하면 더 한심한 기분이 든다.
p.182-183
이 박물관에서 가장 좋은 것은 모든 것이 언제나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에 있다는 점이다 누구도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가령 10만번을 가보아도 에스키모는 여전히 두 마리를 물고기를 방금 낚아내고 있을 것이고, 새는 여전히 남쪽으로 날아가는 중일테고, 사슴은 여전히 예쁜 뿔과 날씬한 다리를 하고 물 웅덩이에서 물을 마시고 있을 것이다. 또한 젓가슴을 드러낸 인디언 여자는 여전히 같은 모포를 짜고 있을 것이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p.250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는 뜻은 아냐. 사실 나쁜 인간은 아닐테니까. 하지만 반드시 나쁜 사람만이 사람을 우울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야. 착한 사람도 우울하게 할 수 있지.
p.272-273
”하지만 제가 말하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그다지 재미있지 않은 이야기를 해보고 나서야 비로소 무엇이 가장 재미있는가를 알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 입니다.
그러니까 적어도 말하는 사람이 흥미를 갖고 있는데다 흥분해서 이야기하고 있다면,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저는 누군가 무엇에 흥분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어떤 것은 간결하게 말할 수 없는 것도 있어요. 어떤 것은 누가 그렇게 하라고 해서 쉽사리 간결하고 통일성을 띠게 할 수 없어요."
p.276
“지금 네가 뛰어들고 있는 타락은 일종의 특수한 타락인데, 그건 무서운거다. 타락해가는 인간에게는 감촉할 수 있다든가 부딪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그런 바닥이 있는 것이 아니다.
장본인은 자꾸 타락해가기만 할 뿐이야. 이 세상에는 인생의 어느 시기에는 자신의 환경이 도저히 제공할 수 없는 어떤 것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데, 네가 바로 그런 사람이야.
그런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환경이 자기가 바라는 걸 도저히 제공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실제로는 찾으려는 시도도 해보지 않고 단념해 버리는 거야."
p.313
누구에게든 아무말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말을 하면 모든 인간이 그리워지기 시작하니까.
호밀밭의 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지음
문예출판사 펴냄
1
<완전한 행복은 한 나르시시스트의 행복 강박과 어떤 사건이 결합하는 지점에서 태어난 이야기다. 책을 다 읽은 독자라면 주인공이 행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읽기 시작한 순간부터 직감적으로 누군가를 떠올렸을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말 중 일부…
작가님 말처럼 책을 읽기 시작한 순간부터 책의 내용과 결말을 예측했고 예측이 맞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다 읽을 정도로 흡입력이 있는 책이다
책 속의 주인공은 진짜 미친인간 미친여자다
심한 말을 하고 싶을 정도로
자신의 행복을 위해 방해요소를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없애버리는 것에 소름이끼치고 무서웠다
주인공의 전남편, 현남편, 주인공 언니, 주인공 딸 모두 불쌍하고 안타깝다. 한 명의 미친인간 때문에 본인들의 삶이 송두리째 망가졌으니…
이 중 제일 안타까운 사람은 주인공 딸 지유 이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들 일을 겪었고 그 일들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평생 트라우마로 남을테니까
주인공은 정말 마지막까지 이기적이었는데
그 선택으로 밝혀져야 할 진실들이 묻혔고,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짐을 짊어지고 살아가야하지만
지유한테는 오히려 더 나은 상황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도 읽고 나서도 주인공이 소름끼치고 무서웠는데 저런 사람들이 실제로도 존재한다는게 더 소름끼치고 무서웠다. 그게 주인공과 같은 방법이든 아니든..
사람의 성격과 인격이 형성되는데는 어린시절부터의
성장과정이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데 역시나였다…하지만 성장과정이 좋지 못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엇나가는 것은 아니니 개인의 성향과 기질도 무시 못하겠지..
주인공이 이렇게 되기까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처음에는 사람이 어떻게 저런 생각과 행동을 하지? 라는 생각을 하며 읽었는데 책을 읽고 난 후에는 행복이라는 단어가 머리를 지배했다
나는 너무나 행복하지만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불행
vs
나는 불행하지만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행복
이 두 선택지 중 사람들은 어떤 것을 선택할까…
행복이란 뭘까?
생각해보면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인데
말이나 글로 표현하라고 하면 못하겠다
사전적 정의는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 이다
보통 좋은 일이나 기쁜 일이 있을 때 느끼는 감정을 행복이라 일컫지만, 생활 속에서 좋은 일이든 안좋은 일이든 그 어떤 것도 일어나지않고 평온한 상태도 행복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의미에서 완전한 행복은 존재하기 힘들 것 같다
언제나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는건 정말 힘든 일이니까.
나의 행복을 위해 타인의 행복을 방해하진 않았는지, 앞으로도 타인의 행복을 앗아가거나 방해하며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우리에겐 행복할 권리와 타인의 행복에 대한 책임이 함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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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2
“행복한 순간을 하나씩 더해가면, 그 인생은 결국 행복한 거 아닌가”
"아니, 행복은 덧셈이 아니야.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는거. 나는 그러려고 노력하며 살아왔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이 말이 소름끼친다…
p.154
시간은 그녀에게 어떤 것도 주지 않았다. 대신 원치 않은 진실을 가르쳤다. 내일은 바라는 방향에서 오지 않는다는 것. 간절히 원한다 하여 이뤄지는게 아니라는 것도.
p.195
안다는 건 모르는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의미했다. 그중 어떤 유의 '앎'은 감당'과 동의어였다
<작가의 말>
개인은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점에서 고유성을 존중받아야 한다. 그와 함께 누구도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 또한 인정해야 마땅하다. 자신을 특별한 존재라 믿는 순간, 개인은 고유한 인간이 아닌 위험한 나르시시스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악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주인공은 화자가 아니다. 단 한 번도 이야기 전면에 등장하지 않는다. 주인공의 입에 지퍼를 채워 커튼 뒤에 세워둔 셈이다. 이야기의 목적을 위한 선택이었다. 악인의 내면이 아니라, 한 인간이 타인의 행복에 어떻게 관여하는지, 타인의 삶을 어떤 식으로 파괴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으므로.
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그것은 인간의 본능이며 삶의 목적이 되기도 한다. 다만 늘 기억해야 한다. 우리에겐 행복할 권리와 타인의 행복에 대한 책임이 함께 있다는 것을.
완전한 행복
정유정 (지은이) 지음
은행나무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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