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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드츠 제국’은 끊임없는 정복과 확장을 통해 오랜 기간 우주를 지배해 왔으며, 그 중심에는 클론 복제를 통해 동시에 수천 개의 몸이 존재하는 절대군주 ‘아난더 미아나이’가 있다. 인공지능인 주인공은 제국의 초대형 함선을 운영하며 장교를 보필하는 임무를 수행하던 중, 절대군주 ‘아난더 미아나이’의 계략에 빠져 자신의 함선과 장교를 모두 잃고 인간의 몸에 갇힌 상태로 가까스로 탈출한다. 인간 ‘브렉’으로 거듭난 인공지능은 한때 자신이 맹목적으로 충성했던 절대군주에게 복수를 다짐하며, 긴 여정을 떠난다.
이 책은 2013년에 발표된 앤 레키의 첫 장편소설로 ‘라드츠 제국’이라는 세계관을 정교하게 구축하고 그 가상의 세계에서 실제 있을 법한 인물•관습•배경 등을 생동감 있게 묘사하면서 평단과 독자들로부터 대대적인 찬사를 받았다. 실제로 네뷸러상과 휴고상 등 SF 소설계의 굵직한 상들을 휩쓸다시피 했다.
하지만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이러한 정교한 세계관이 오히려 단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철저하게 라드츠 제국에 사는 인간(혹은 인공지능)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다 보니, 지구인 입장에서는 처음에는 아무리 집중해도 흐름을 따라가기 어려울 때가 많다. 그녀(혹은 그)가 누군지, 누가 이야기를 하는지, 복제한 사람 중 누구인지 등등
하지만 책의 중반을 넘어서 일단 그 세계관에 익숙해지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조금 전에 라드츠 제국 시리즈 2편 ‘사소한 칼’을 읽기 시작했는데, 술술 읽히기 시작했다. 나 아무래도 제국 사람이 다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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