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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1편에 이어지는 이야기. <해리>는 잔잔하지만 속 터지는 이야기다. 안개 끼는 날은 고요하지만 아무것도 안 보여서 답답한 것처럼 이 책도 그렇다. 그래서 안개가 자주 끼는 가상 도시 무진시가 배경이다. 공간적 배경도 그렇고 장치 구성을 잘 해놓은 것 같다.
사실 2편에서는 뭔가 해결의 실마리가 나올 줄 알았다. 근데 아님. 고구마 먹었는데 사이다 못먹어서 목에 걸린 느낌이다. 소설 속에서 악인으로 대표되는 해리와 백신부. 허구이더라도 둘이 벌을 받을 것을 기대했는데, 사건은 밍숭맹숭하게 마무리되고 해리는 자살을 한다. 이런 거 보면 나도 권선징악적인 요소를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 현실에선 그러지 못하니까 응당 그런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음..
100% 악인은 없다. 올라운드 악인은 없는 것 같다. 악인으로 태어난 사람도 없는 것 같고. 해리가 뭐 처음부터 악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었을까. 화학약품을 다루는 것과 비슷하게 사람의 품성도 진짜 세세한 요소가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악인은 만들어지는가'라는 명제에 대해서는 <종의 기원>도 같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카톨릭을 다룬다는 점에서는 요즘 보고 있는 드라마 <열혈사제>가 생각났다. 사실 카톨릭이라는 소재만 등장하지, 카톨릭의 성격은 전혀 다르다. 오히려 <열혈사제>에서는 진짜 선함의 결정체로 나오니까. <해리>에서는 부패로 가득한 종교로 나오고. 그냥 소재는 동일하니 같이 읽어보니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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