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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속 외딴 성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알에이치코리아(RHK) 펴냄
"만날 수 있어! 그러니까 살아야 해! 힘내서 어른이 되어줘!"
-츠지무라 미즈키, 《거울 속 외딴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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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었을 때는 참 제 취향 아닌 책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는데, 결말부에 이르러서는 팔에 소름이 돋으며 긴 여운이 남았던 책이었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잠깐 외양에 대해 말하자면, 사실 표지 일러스트는 참 예쁜데, 일러스트 디자인이 조금 잘못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목만으로도 일단 내용이 어느 정도 짐작 가는 상태에서 표지를 보면, 거울 속 외딴 성에는 검은 머리 소녀와 늑대 가면을 쓴 여자아이 둘뿐이라고 생각하기 쉽고, 저 둘이 뭔가 특별한 관계라고 생각하게 되죠. 하지만 아닙니다. 거울 속 외딴 성에 모이는 아이는 주인공 고코로를 포함해 모두 일곱 명, 늑대가면을 쓴 여자아이 '늑대님'은 고코로와 그렇게 특별한 관계도 아닙니다. 사회자, 혹은 관리자 격의 사람이니까요.
그리고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데 고유명사 오타가 너무 많습니다. '유키시나 제5중학교'가 '유시키나'로 바뀌어 있는 부분이 두 곳이나 되고, 주인공 이름인 '고코로'가 '코로토'라는 해괴한 이름이 되어 있는 등. 출판사는 대체 뭘 한 건가요.
아무튼, 리뷰 들어가 보겠습니다.
중학생 안자이 고코로는 동급생의 미오리와 그 패거리의 괴롭힘 때문에 학교에 오랫동안 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밖에도 나가지 못한 채 집에서 하릴없이 보내고 있는 나날이 이어지는 가운데, 어느 날 방의 전신거울이 밝게 빛납니다. 물처럼 변한 거울로 들어가 보니 거기에는 중세시대에 있을 법한 성이 있었죠. 고코로 이외에도 여섯 명의 학교에 다니지 않는 아이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아이들 앞에 나타난 '늑대님'은 설명하죠. 너희는 여기에서 소원의 열쇠를 찾아 소원을 하나 이룰 수 있다고. 단, 소원을 빌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이며, 이 성은 내년 3월까지만 열리니 소원을 이루고 싶다면 그 안에 열쇠를 찾아야 한다고요.
누구에게나 이루고 싶은 소원은 있죠. 특히 이 아이들은 모종의 불행한 이유로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있으니 더욱 그럴 겁니다.
플롯 자체는 평범합니다. 거울 속으로 들어간다는 소재는 유치하기까지 하죠. 그래서 이 책은 열쇠 찾기보다는 아이들 간의 관계 변화와 성장에 초점을 맞춥니다. 흔한 플롯을 흥미롭게 풀어나가는 것도 어려운 일이죠. 그리고 복선 투척과 회수가 상당히 뛰어나며, 후반부 반전이 그 여운을 길게 남깁니다. 읽은 후에도 마음이 오랫동안 따스해지는 소설이었습니다.
언젠가 제 방 거울도 빛나주지 않을까. 평범한 거울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나날이 이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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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경
오타가 너무하지만... 내용이 감동이었어요
2019년 3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