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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생애'에서의 논리정연함과 담백함을 기대했는데, 전혀 다른 것이 나왔다. 대전으로 여행을 떠나는 기차 안에서, 쏟아지는 햇살 아래 읽기에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 것이.
도입부의 내용은 정말 암울하다. 결코 상상하고 싶지 않은 장면들이 연달아 등장한다. 내가 화자의 입장에 서 있다면, 제 정신을 유지할 수나 있을까 싶을 만큼 혐오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과거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현재의 비참함을 조용히 덮어간다. '어떻게 저럴 수 있나'가 '어쩌면 저럴 수 있겠구나'로 바뀌어간다. 어느새 원래 기대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지만, 나름의 논리에 찝찝하게나마 수긍하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예술영화의 거장이 막장 드라마를 연출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지만,
실망스럽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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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님의 인생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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