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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부살인, 하고 있습니다
이시모치 아사미 지음
노블마인 펴냄
이 책은 나에겐 도무지 기분 좋게, 혹은 사이다처럼 받아들이기 어려운 책이다. 살인의 이유는 그렇다 쳐도 살인이 행해지는 과정과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자의 태도가 몹시 낯설다. 특히 청부살인업자가 살인을 마친 뒤 연락책, 애인과 함께 맥주를 마시며 살인을 의뢰한 사람의 목적을 추리하는 장면은 황당하기 그지없다. 마치 평범한 일상을 마무리하는 듯한 분위기가 너무나 생경하다. 어떻게 한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일이 아주 쿨한 비지니스가 될 수 있는지 상상 밖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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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주인공의 청부살인에 대한 궤변도 받아들이기 역하다. 생명은 소중하기 때문에 누구도 쉽게 빼앗을 수 없다. 살인이 일상 다반사가 되면 생명은 가벼워 진다. 사람의 생명은 소중하기 때문에 청부살인업자가 필요하다. 쉽게 빼앗을 수 없는 생명을 대신 빼앗아주는 전문직의 존재. 대체 어떤 전문직이 함부로 그 무거운 생명을 빼앗아도 되는건지, 전혀 논리적이지가 않다. 읽을수록 주인공이나 의뢰인들에게 공감하기 어렵다. 뭐 이런 무뢰한 같은 사람들이 다 있나 싶어서 섬뜩하고 두렵다. 신선한 소재임은 분명하지만 대체 무슨 이야기를 전달하는 게 목표였을까 씁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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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책을 통해 배운 한 가지는 깊은 원한이나 증오를 가진 사람은 절대 청부살인업을 의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감정의 깊이 만큼 본인이 직접 살인을 저질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 어떤 사람이 청부살인을 원하는 걸까?? 딱히 감정적인 요소는 중요하지 않다. 단지 죽이고자 하는 대상이 살아있을 경우 본인에게 중대한 불이익이 일어나는 사람이 청부살인을 의뢰한다. 참 경제적이고 이기적이고 역겨운 발상이다. 소설은 소설일 뿐이지만 이 책은 너무 도를 지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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