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ji Margo Lee
@zvudaenhyk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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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기기의 경우를 통해서 같은 이야기를 살짝만 바꾸어 유통시키는 미디어/예술을 비판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작가가 굉장히 싫어할 얘기를 하자면, <모모>는 사실 사람들이 널리 그리고 오래도록 읽을 법한 보편적인, 그래서 ‘상업적인’ 이야기꼴을 갖추었다. 등장인물의 모습과 이름, 여러 설정들만 살짝 바꾸면 내가 최근에 본 <어벤저스>랑 다른 게 뭘까 싶을 정도로.
앞으로도 이야기의 공식을 충실하게 잘 따르고, 자기 식대로 잘 변형하는 스토리텔러가 널리 회자될 것이다. 아무도 그 이야기가 저 이야기고 저 이야기가 이 이야기인지 모를테고, 들을 때마다 감탄할 것이다. 그 점에서 1970년대에 쓰인 이 작품은 이미 앞서 있다.
모모와 회색인간이라는 은유 역시 너무나 쉽고 보편적이다.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은 또 얼마나 직설적인가. 안전한 틀 안에서 뾰족한 날을 가는 것. 그러니까 쉬운 형식 안에서 날카로운 메시지를 주는 것. 최근에 접하는 많은 콘텐츠에서 이 기술을 발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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