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사랑은 텔레비전이나 음식처럼 소유할 수 없다. 사랑을 소유하려면 사랑 또는 물질이어야 한다. 그러나 사랑은 추상적인 감정이다. 이 세상 어떤 사람도 사랑을 눈으로 볼 수는 없다.
우리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사랑의 행동’뿐이다. 서로 반가워하며 눈웃음 짓는 행동, 안고 입을 맞추는 행동, 나란히 앉아 행복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행동을 볼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런 사랑의 행동 중 많은 것이 사랑하는 연인이 아닌 친구들과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함께 차를 마시거나 반가워 웃음 짓는 행동은 이성 친구나 동성 친구 사이에도 한다.
사랑에 소유욕이 강한 사람은 사랑 자체를 소유할 수 없으니 사랑의 행동을 소유하려고 한다. 오직 나하고만 차를 마셔야 한다.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대상은 내가 유일해야 한다. 행동을 독점하려는 소유욕은 점점 자라서 상대의 의식조차 소유하고 싶어 한다. 저 말랑말랑한 뇌 속에 어떤 생각이 들어 있는지, 무슨 기억이 담겨 있는지 모두 알아야 마음이 놓인다. 이미 사라져버린 과거의 일조차도 소유욕의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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