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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을 읊조리다
칠십 명의 시인 지음
세계사 펴냄
- 당신은 왜 나를 열어놓고 혼자 가는가
(열쇠/김혜순) P48
- 가장 낮은 곳에
젖은 낙엽보다 더 낮은 곳에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뜨리지 않는 사람들
(그래도 라는 섬이있다/김승희) P66
-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
(삼십세/최승자) P78
- 눈에 밟힌다는 건
마음을 찌른다는 것
(속눈썹의 효능/이은규) P88
-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너에게로 향한 것이었다
(푸른 밤/나희덕) P90
- 사람이 새와 함께 사는 법은
새장에 새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마당에 풀과 나무를 키우는 일이었다
(광장/박준) P106
- 두툼한 문제지 뒤에 해답지는
언제나 부록처럼 얄팍했다.
(내 그림 속으로 들어온 풍경/조윤희) P144
- 네가 캄캄한 밤에 돌이 되어
내 앞에 엎드리면
나는 너를 지고
너의 짐까지 지고
어디쯤에 이르러 숨돌려야 할까
울음 참으며 당도한 곳이 막다른 골목이면
울음을 그냥 터뜨려야 하는지
돌아서서 다시 걷기 시작해야 하는지
나는 알 수 없다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이기 때문에 무력감에 절망하고
공포에 질려 부르짖기도 하지만
기적을 꿈꾸진 않으리라
부끄러움에 떨며 받아들이리라 너의 짐을
나의 짐 위에 너의 짐을 얹어
더 어두운 세계를 찾아서 갈 터이니
자거라 지금은 잠시 자두어야 할 때.
(짐진 자를 위하여/이승하) P172
- 쓰러지지 않으면 내가 아니다
다시 일어나지 않으면 내가 아니다
(오뚝이/한명희) P184
- 점심은 가방이랑 먹어요
오늘은 아무도 날 몰라봤으면
(학생식당/박상수)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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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태님의 인생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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