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초반이지만 <모비딕>은 특이한 책이다.
멍청한 마초가 아니라 남자에 관한 이야기다.
남자들은 자기만의 전쟁터가 있고 거기서 싸워서 상대방의 모가지를 따고 장렬하게 전사하기를 열망하는 마음이 있다고 생각한다. 직장일 수 있고, 게임, 여행 등 전쟁터는 굉장히 다양하다. 과거의 순교자들이 자신의 전쟁터가 포교라고 생각했기에 선뜻 목숨을 내놓지 않았나 싶다.
모비딕은 바다가 자신의 전쟁터인 사람들이다. 자신의 전쟁터 외에는 아무것도 돌보지도 신경쓰지도 않는다. 그저 한 몸을 불사를 뿐이다.
특이한 점은 여기다. 저런 남자들은 자신의 감정, 느끼는 바에 대해 관찰할 여유가 없다. 싸우느라 바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설을 쓰려면 필연적으로 섬세해질 수 밖에 없다. 자신과 사람에 대해 관찰해야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캐릭터가 나오고 공감할 수 있는 반응을 주인공이 하기 때문이다. 근데 이 책은 저런 남자들에 대해 설명하고 캐릭터를 부여하고 있으니 섬세한 관찰력과 전쟁터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아마 그래서 독특한 작품이라고 하지 않나 싶다.
그래서 내 전쟁터는 눔바니다.
오늘도 윈스턴은 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