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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은 불가해하다. 나는 그를 모른다. 내가 아는 것은, 그는 죄와 벌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그가 가졌던 생각과, 그 생각으로 인해 받은 벌의 부당함을 부르짖지 않는다. 그에게 그 시간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던 듯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가진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그는 생각을 바꿀 기회가 없었다. 나는 그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다. 그래서 그의 긴 공부의 결과물을 보면서도 조심스럽게 그의 생각이 바뀌었는지 계속 살피게 된다. 그러나 그는 바뀌지 않았다. 그 많은 독서와 그 많은 공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 때문에, 생각이 바뀌면 그가 겪은 고통들이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에, 그의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제자백가를 다룬 이 긴 책에서, 나는 감옥에서 20년 동안 굳은 그의 생각의 단단함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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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원님의 인생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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