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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생 시절에 이 책을 샀다면 공부가 세배는 재미있었을 것이다. 반대로 이런 것을 알려주지 않고 수식만 알려주던 경제학 교수님들은 좀 혼나야 한다. 우리 모두는 내러티브에 끌리고, 내러티브가 없는 것에는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배우에 불과한 설민석이 인기를 끈 이유도 역사를 서사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역사를 단순화해서 싸움으로 파악하는 것은 편하겠지만 옳지 않다. 편한 생각이 옳은 생각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인스와 하이에크의 오랜 싸움에서 비롯된 거시경제학과 미시경제학의 태동에 대해서는 즐겁게 읽었다. 사실 케인스와 하이에크의 사상이 크게 대립한 것 같지 않고 각자 갈 길 열심히 갔던 것 같지만. 재정적자를 감수해서 경기를 살릴 수 있다는 케인즈의 생각과 계획경제에 의존하는 일은 가격을 망치기 때문에 위험하고 나아가 스스로를 노예로 만들 수 있다는 하이에크의 생각은 다르다. 나는 사실 하이에크의 편이다. 나는 큰 정부와 많은 공무원이 싫다. 중국에서 그랬고 그리스에서 그랬고 한국에서 그랬듯이 주-대리인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공무원 체계가 싫다. 공무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 때, 개인으로서의 공무원은 자신에게 이득이 오는 쪽으로 결정을 내리고 싶을 것이고 그 결정과정에서 뇌물은 치명적이다. 이것은 공무원 개인의 양심의 문제가 아니다. 공무원의 권력이 커지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선량한 감독관의 신화는 신화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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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원님의 인생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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