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우생학의 신봉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분류학의 연구내용을 쫓아가며
평생의 연구의 산물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처절한 처벌을 내린다.
그리고 사소한 미물, 무가치해 보이는 민들레 조차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며
“이 세상에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한 아버지에게,
화자는 “우리는 모두 중요하다”고 강변했다.
마치 엄청난 진실을 깨달은 것 처럼.
그런데 모두가 중요하다는 뜻은
결국 특별하게 중요한 것은 없다는 의미로
다가올 수도 있지 않은가?
아버지의 말처럼..
이 말대로라면 작가가 신봉하다가 경멸한
데이비드 스타 조던으로 대변되는
우생학자나, 사회의 파괴와 혼란을 일삼는
극우, 극좌의 세력들이나, 연쇄살인마 등도
평범한 시민들과 정말 차이가 없다는 말인가?
특정 시각, 관점 중심의 위계화된 질서를
부수어 나가는 모습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낄수도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깨달은 본인의 성정체성을
타인으로 하여금 인정하게 하려는 수단
(이성애자와 양성애자는 없다?),
‘물고기’라는 분류의 고정관념을 없애는 방법으로
활용하려는 것 아닌가라는 의심이 든다.
어쨌든 조던은 살인마, 극단적인 우생학자이지만
그릿으로 대표되는 낙관적 결의, 믿음, 성질(?)은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 지음
곰출판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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