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단편이 일본교과서에 실려 있고 일본 내에서는 꽤 유명한 소설가인듯 한데 나는 이 소설을 읽고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다.
젊은 나이에 죽었고 작품도 그리 많지 않지만 이 책을 읽고 작품을 필사하고 싶을 정도로 나에게는 묵직한 울림을 준 대단한 작가가 되었다.
단편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데 생각해보면 내가 단편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어쩌면 많은 작품을 읽어보지 않은 채, 몇몇 시원찮은 작품만을 읽고 단편은 나랑 안맞는구나...라는 편견을 가진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중국의 고담을 바탕으로 쓴 9편과 중학교 선생님이었던 부친을 따라 경성에서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쓴 3편의 단편, 이렇게 12편으로 묶인 단편소설집이다.
첫 번째 이야기인 <산월기>
이 작품이 일본 교과서에 실린 작품인데 어설픈 재능만을 믿고 오만하게 군 자의 최후를 그린 작품이다.
그 오만한 사람이 결국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고 뼈아프게 후회한다는 점, 깨달았지만 다시 돌어갈 수 없다는 점이 마음 아프고 절실하게 다가왔다.
살아가면서 한 번도 실패를 겪어보지 않은 사람, 그리고 뼈아픈 실패로 바닥을 치는 사람
한마디로 모두 한 번정도는 읽어볼만한 이야기다.
두 번째 이야기인 <이릉>
산월기를 읽은 후 연타로 얻어맞은 작품
작품에 등장하는 세 사람(이릉,소무,사마천)에게 닥친 예기치 못한 고난을 통해 각자 그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살았는가를 보여줌으로써 인간의 삶이란 정답이 없으며 자신의 소신대로 사는 것이 최선이고 최고의 삶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리고 '식민지 조선의 풍경'이란 소제목으로 묶인 세 편은 일본인이었던 작가가 느낀 제국주의의 모순, 조선인들에 대한 연민과 함께 식민지배를 정당화 하는 시선도 엿볼 수 있다.
게다가 1920년대 경성, 넒게는 조선의 모습 역시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