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 때는 뭐 이야기가 이렇게 밍숭맹숭해, 라면서 후루룩 넘겼는데, 다 읽고 나서 독서모임에서 에피소드들을 곱씹어보니 점점 기분이 안 좋아졌다.
이유가 뭘까 생각했는데, 읽을 때는 자기방어기제가 발동해서 '나는 이런 사람이 아니야' '내 이야기가 아니야' 라면서 거리를 두고 남의 이야기처럼 읽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내가 평소에 갖고 있는 아주 좋지 않은 모습을 기록하고 있더라. 불법의 범주까지는 가지 않지만, 어리석고 비열하고 이기적이고 공정하지 않은 그런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