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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없는 과학은 절름발이이고, 과학이 없는 종교는 맹인이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과학과 종교의 합일점은 의식이다.
피터 러셀은 수학을 좋아하는 이론물리학자이자 실험심리학자이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스티븐 호킹을 지도교수로 수학과 물리학을 공부했다. 마음과 의식의 근본적 해답을 얻을 수 없었던 그는 인도에서의 경험으로 명상과 깨달음에 대해 사유하며 과학과 종교의 통합을 시도한다.
종교와 과학. 두 길은 아직 통합되지 못하고 있고 언뜻 서로 수직선의 반대 방향에 놓인 듯한 느낌이다. 쿤의 표현에 따라 정상과학에서는 과학이 발전할수록 신이 설 자리를 잃을테지만, 의식과 영혼을 말하는 사람들은 과학이 절대 수용하지 못할 부분에 대해 이야기한다.
상대성이론과 양자이론의 지배를 받는 세계에서 수많은 과학자들은 우주의 생성원리 같은 자연현상의 놀라운 법칙들을 찾아내었고 과학의 영역은 모든 현상과 실재에 대한 답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나도 세상 모든 것들엔 저마다의 법칙이 있고 논리적으로 그 법칙들을 설명할 수 있을거라 굳게 믿었다.
오늘날 과학은 물질의 구조와 기능을 설명하는 데에는 엄청난 발전을 이뤘지만 감정, 직관, 꿈, 생각, 의식 같은 내면 세계에 대해서는 거의 할 말이 없다. 뇌과학이나 신경과학으로도 그것들의 본질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없고 현상학적인 측면으로 밖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그런 것들을 설명할 수 있을까.
현대의 과학적 패러다임은 물리세계가 실세계이며 시간, 공간, 물질 및 에너지가 실재의 근본 요소라는 가정을 기반으로 한다. 즉, 이러한 물리세계의 기능만 제대로 이해한다면, 우주의 모든 것들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이런 패러다임은 우리가 만나는 모든 물질적 현상을 설명하는 데에 아주 유리하지만 의식이라는 비물질적 현상은 결코 설명하지 못한다.
의식이란 무엇일까?
이 책에서의 의식은 '의식능력' 그 자체다. 경험의 본질이나 정도가 어떻든 내면적 경험을 하는 능력이다. 칸트가 인간의 이성을 카메라에 비유했듯이 의식능력을 영사기의 빛에 비유하면 이해가 쉽다. 스크린을 비추는 빛 자체가 의식능력이고 빛을 조절해 만들어지는 상들은 '의식의 형태'다.
의식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의식하고 있다. 마치 데카르트의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처럼. 작가는 물질계로 의식을 설명하려는 현 과학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서 의식이 실재의 근본이라는 새로운 가치관을 이야기한다.
책을 읽다보면 내가 지금 과학책을 보고 있는지, 철학책을 보고 있는지, 종교책을 보고 있는지 혼동이 온다. 비물질적인 의식을 물질계의 과학으로 이해하려 하기 때문인 것 같다. 바로 이런 사고의 전환을 무겁지 않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최고 장점이다. 반면 우리에게 주어진 사유는 각자의 의식의 형태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사고의 전환을 이뤄낼 수도 있고, 책 자체를 배척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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