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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90일만 더 살아볼까 (닉 혼비 장편소설)의 표지 이미지

딱 90일만 더 살아볼까

닉 혼비 지음
문학사상사 펴냄

읽었어요
"어젯밤, 잡지에서 읽은 이야기를 해주려고 했어. 자살에 대한 거였는데. 기억하나? 어쨌든 그 사람이 위기 기간은 90일이라고 했어. 우린90일 가운데 46일이 지났어." "그럼 90일이 지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데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그저.... 상황이 달라지는 거지. 상황이 변하는 거야. 인생이 견딜 수 없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바로 그 상황이.... 어떻게든 변하는 거야. 그건 천문학의 실셍활 버전 같은거지."
2016년 4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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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당신에겐 딱 한 개의 소원만 남아 있군요.’
그가 말했네.
‘세번째 소원 말이오. 그 소원은 제발 좀 더 조심스럽게 다루어 주길 바라오. 약속할 수 있겠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침을 꿀꺽 삼킨 뒤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하고 덧붙였어.
‘하지만 먼저 저를 다시금 자네라고 불러 주셔야 합니다.’
그러자 그가 웃음을 터뜨리고는 말했어.
‘좋아 젊은이.’
그러면서 내게 손을 내밀었지.
‘잘 살게나. 너무 불행해하진 말고. 자네의 하나 남은 소원은 조심해서 써야 하네.’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하겠습니다.’
나는 엄숙하게 대답했어. 하지만 그 사람은 벌써 사라지고 없었지. 바람에 휙 날아간 것처럼.
“그래서요?”
“그래서요라니?”
“그 뒤로 어르신은 행복하신가요?”
“아, 그거. 행복하냐고?”
나의 아웃은 자리에서 일어나 옷장에서 모자와 외투를 꺼내 오더니 반짝이는 두 눈으로 나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나는 사십 년 동안 마지막 세 번째 소원에 손을 대지 않았네. 종종 그럴 뻔도 했지.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네. 소원이란 아직 마음속에 품고 있을 때까지만 좋은 것이라네. 잘 살게나.”

행복을 위한 메르헨

에리히 캐스트너 지음
여유당 펴냄

읽었어요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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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y

@lucyuayt

할아버지는 잠시 생각에 잠겼어.
“그리고 말이다 핀. 네 마음을 절대 모를 것 같은 사람을 한번 가만히 들여다보렴. 어쩌면 그 사람이 바로 네 마음을 알아주는 한 사람일 수도 있지 않겠니.
핀, 겉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니란다. 속은 이렇듯 다른 비밀을 품고 있어. 식물도, 동물도.”
“사람도요?”
핀이 이불 밖으로 얼굴을 쏙 내밀었어.
“그렇고말고! 핀, 가만히 들여다보렴. 겉으로 보이는 것은 아주 작아. 사람은 모두 커다란 세계를 품고 있지.”
할아버지가 대답했어.
“겉보기와 달리 그 사람만의 특별한 경험이 있고, 어떤 행동을 하는 데는 다 그럴 만한 까닭이 있고, 다름 사이에서도 같음을 발견할 수 있지.”

가만히 들여다보렴

코리 도어펠드 지음
북뱅크 펴냄

읽었어요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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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y

@lucyuayt

“손님은 꿈이 뭐예요?”
안경 너머 아몬드 모양의 가늘고 긴 눈이 무쓰코를 향했다.
“실은 지금 그걸 생각하고 있었어요. 젊을 때는 야망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도 없고. 이 일도 언제까지 계속 할 수 있을까. 이 나이 먹고 나를 찾는 다는 것도 참 한심한 일이죠.”
무쓰코가 억지웃음을 지으려고 하자 눈가에 눈물이 차올랐다.
“그냥 놔두면 되지 않을까요?”
소로리의 말에 스튜를 뜨던 숟가락을 그릇으로 되돌린다.
“네?”
“그 스튜는 재료를 다 넣고 그 다음엔 그냥 놔두기만 하면 맛있어집니다. 채소도 고기도 푹푹 끓이면 깊은 맛이 쫙 배어 나오죠.”
“네. 너무 맛있어요. 채소도 살살 녹고 고기도 부들부들하고.”
“그렇죠. 그러니까 초조해할 필요가 없어요.”
느긋한 말투 때문인지, 언제나 눈코 뜰 새 없이 움직이는 시간이 조금 걸음을 늦춘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나는 이제 나이도 나이고, 천천히 기다리는 동안 아무것도 못 하게 되는 건 아닐까 싶어서. 남은 시간이 이제 어느 정도인지 반대로 계산해보면 스튜가 푹 끓을 때까지 기다릴 여유도 없어요. 안타깝지만.”
“없어진다고 걱정해봤자 아무 소용없잖아요. 그보다는 지금 갖고 있는 것을 살려서 하고 싶을 걸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편이 훨씬 낫죠. 시간 낭비를 안 해도 되고요.”
없는 걸 추구하는 게 아니라, 있는 걸 살린다....
“있는 거라고 해봤자.”
“손님께선 지금까지 같은 일을 계속해왔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카카오에선 아주 조금밖에 코코아를 만들어낼 수 없어요. 작은 것들을 모으고 모은 덕분에 맛있는 코코아가 만들어지니까요.”
무쓰코는 생각한다. 자신의 카카오는 다 써버린 게 아니라 카카오 매스로서 쌓여가고 있다. 계속해온 일에 나름의 의미가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지금까지 달려온 과정이 절대 허송세월은 아닐 것이다.

“한 번도 불탄 적 없는 산림은 화재에 취약해요.”
소로리가 스튜 냄비를 저으면서 그런 말을 했다.
“무슨 속담 같은 건가요?”
고개를 젓는다.
“아니요. 단순한 사실이 그래요. 실패와 경험이 계속 쌓여갈 때 그게 자연스럽게 강점으로 만들어지는 거죠.”

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

시메노 나기 지음
더퀘스트 펴냄

읽었어요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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