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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와 초콜릿 공장
로알드 달 지음
시공주니어 펴냄
거의 블랙코미디나 다름없는 처절한 가난이 동화적 필치로 아무렇지 않게 펼쳐진다. 해맑다기보단 음침하고 처절하며 잔인하기까지 한 로알드 달의 소설이 아동들 사이에서 불굴의 생명력을 얻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아이들은 아직 가난을 알지 못하기에 그를 즐길 수가 있는 것일까. 부잣집 자식들과 달리 온갖 유혹에도 훼손되지 않는 찰리의 선의를 믿고 응원하면서.
식탐과 교만, 탐욕과 나태, 어른과 아이 모두 쉽게 빠져들 수 있는 흔한 악덕들이 치명적 실패와 맞닿는 장면이 이어진다. 아마도 소설의 주된 독자인 어린이들에게 쉬이 잊을 수 없는 경고와 암시로써 기능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달의 동화보다 부조리한 세상은 가난 가운데 미덕이 버텨낼 수 없음을, 부유함이 악덕조차도 쉽게 감춘단 걸 일깨운다. 찰리의 승리는 동화 속에나 있을 뿐인데 나는 무엇하러 이런 옛 이야기나 들춰보고 있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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