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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유언

구민정 외 1명 지음
스위밍꿀 펴냄

안 울 수 없는 책이라고 했는데, 맞는 말이다. 정말 안 울 수가 없다.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오늘이 마지막날이면 뭘 하고 싶냐는 민정의 질문에 효정은 이렇게 답한다.
“라면이랑 팥빙수 먹고 잘 거야.”(182쪽)

그녀의 바람은 너무나도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이었다. 일상은 너무 당연해서 소중함을 잊고 살 때가 많다. 그래서 효정의 말이 사무치게 아팠다. 제발 이 책이 소설이기를 간절히 바랐다. 책을 덮으면 다 괜찮아질 거라고 믿고 싶었다.

민정이 그랬다.
“아무리 기분이 우울하고, 미래가 암담하게 느껴져도 어쨌든 나는 지금 살아 있다. 햇빛을 받으며 땀을 흘리는 지금의 시간이 하찮게 느껴질지라도, 살아 있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 분명 큰 기회이고 행운이다. 적어도 뭔가를 시도해 볼 수 있으니까.”(219쪽)

<폭싹 속았수다>에 이런 말이 나온다.
“두고 봐라. 요 꽃물 빠질 즈음 되면 산 사람은 또 잊고 살아져, 살면 살아져. 손톱이 자라듯이 매일이 밀려드는데 안 잊을 재간이 있나.”

짧은 시간이었지만 효정은 찬란했다. 남은 민정이 혼자가 아니라고, 괜찮질 거라 믿는다. 둘의 우정에 나도 위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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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지 8일차]
“엄마를 위해서 그런 결정을 내린 건 아니니, 이사벨?”
이사벨은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전적으로 저 자신을 위해서 그런 거예요.“

면도날

서머싯 몸 지음
민음사 펴냄

읽고있어요
1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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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당근에 들어갔다. 할머니가 안 입은 내복과 양말을 대신 올려드린 게 마지막이었다. 무료 나눔도 몇 번 했다. 나눔은 꽤 힘들었다. 약속한 시간과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고 갑자기 ○○미용실 앞으로 와달라고 채팅을 남기는 사람도 있었다.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스텐 냄비를 팔러 나갈 때는 왜 안 썼냐, 안 쓴 거 맞냐고 트집을 잡더니 오천원 깎아달라고 했다. 그럼에도 당근에는 정이 있다. 갖고 싶던 띠부씰을 교환하는 자리에서 사탕을 하나 챙겨준 분이 있고, 커피머신 파는 분이 남은 캡슐을 몽땅 챙겨주기도 하셨다. 당근이 아니었다면 만날 일이 없었을 수도 있다. 요새는 당근으로 알바도 구하고 동네 모임 정보도 알려준다. 당근 세계가 점점 넓어지는 걸 보면 다들 이런 커뮤니티를 원하고 있었구나 싶다.

아무튼, 당근마켓

이훤 지음
위고 펴냄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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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지 않았어. 지금이라도 아름다운 것 많이 보러 다니자.

마음이 급해졌어,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어

마스다 미리 지음
이봄 펴냄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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