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울 수 없는 책이라고 했는데, 맞는 말이다. 정말 안 울 수가 없다.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오늘이 마지막날이면 뭘 하고 싶냐는 민정의 질문에 효정은 이렇게 답한다.
“라면이랑 팥빙수 먹고 잘 거야.”(182쪽)
그녀의 바람은 너무나도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이었다. 일상은 너무 당연해서 소중함을 잊고 살 때가 많다. 그래서 효정의 말이 사무치게 아팠다. 제발 이 책이 소설이기를 간절히 바랐다. 책을 덮으면 다 괜찮아질 거라고 믿고 싶었다.
민정이 그랬다.
“아무리 기분이 우울하고, 미래가 암담하게 느껴져도 어쨌든 나는 지금 살아 있다. 햇빛을 받으며 땀을 흘리는 지금의 시간이 하찮게 느껴질지라도, 살아 있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 분명 큰 기회이고 행운이다. 적어도 뭔가를 시도해 볼 수 있으니까.”(219쪽)
<폭싹 속았수다>에 이런 말이 나온다.
“두고 봐라. 요 꽃물 빠질 즈음 되면 산 사람은 또 잊고 살아져, 살면 살아져. 손톱이 자라듯이 매일이 밀려드는데 안 잊을 재간이 있나.”
짧은 시간이었지만 효정은 찬란했다. 남은 민정이 혼자가 아니라고, 괜찮질 거라 믿는다. 둘의 우정에 나도 위로를 받는다.
명랑한 유언
구민정 외 1명 지음
스위밍꿀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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