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로우
어른이 되고 보니 너무 슬프게 느껴지는 동요가 하나 있다. “시계는 아침부터 똑딱똑딱~ 쉬지 않고 일해요” 이놈 노동자의 삶은 참으로 끝도 없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프거나 지치거나 할 것 없이 쉬지 않고 일해야 했던 것. 거기에 엄마이기까지 한다.? 그러면 정말, 돌아서면 할 일, 돌아서면 할 일이다. 그런 마음을 작가님도 아는지, 권정민 작가님의 새 그림책, 『시계탕』을 읽다가 눈물이 핑 돌았다. 우리 집 아이가 나를 안아주며 “고장 나지만”라고 위로해주던 그림책, 때때로 고장이 나는 엄마들을 위한 그림책, 『시계탕』을 소개한다.
사실 『시계탕』의 첫 장은 양심이 콕콕 쑤셨다. 나도 자주 하는 말, “10분 내로 가방을 메야 해”, “5분 안에 먹지 않으면 배고픈 채로 학교에 가야 해”. 아마 다른 엄마도 비슷할 것이다. 정해진 24시간 안에 우리는 아이를 먹이고, 재우고, 씻기고, 학교나 유치원에도 보내야 하니까. 『시계탕』 속 엄마도 역시 시간을 똑똑 쪼개어 잔소리한다. 아이가 속으로 '제발 저 소리 좀 멈췄으면' 하고 생각하였는지도 모르고. 다음 날, 아이의 소원대로 엄마의 잔소리가 멈춰버린다. 엄마가 시계가 되어버렸기 때문. 아이가 느긋하게 준비하고 천천히 밥을 먹어도 엄마는 잔소리하지 않는다. 아이는 지각을 했다. 집으로 돌아왔을 때도 엄마가 시계인 채로 있자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엄마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과연 엄마는 시계에서 돌아올 수 있을까?
대부분 책은 아이와 내가 함께 읽는 편이지만, 『시계탕』은 아이가 먼저 읽게 되었다. 나보다 먼저 집에 온 아이가 택배를 정리해주다 그림책임을 발견하였기 때문. 아이 혼자 만난 『시계탕』이 어떤 감상을 주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퇴근 후 집에 들어선 나를 꽉 안아주는 아이의 눈이 그렁그렁했던 거로 보아 아이에게도 꽤 찡한 내용이었나보다. 나도 한밤중 『시계탕』을 읽다가 엉엉 울어버렸다. 3월 내내 지친 상태였기 때문일까. 고장 나 멈추어버린 시계도 슬펐고, 시계를 고치고자 노력하는 아이의 모습도 슬펐다. 시계처럼 쉼 없이 바쁘게 돌아간 우리 집의 3월이 겹치며 온 마음이 요동을 쳤다. 나도 나지만 우리 엄마가 생각나서, 과연 나는 우리 엄마를 『시계탕』에 데려가는 딸이었나 수없이 생각했다.
우리는 때로는 더 많은 것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기도 하고, 어떨 땐 가진 것을 잃지 않고자 안간힘을 쓰기도 한다. 챙겨야 할 것이 많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많아 늘 종종걸음을 친다. 사랑하기 때문에 아이에게 잔소리하지만, 나를 사랑하는 엄마의 잔소리는 성가셔한다. 그래서 권정민 작가님의 『시계탕』은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우리 엄마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시계탕』 가장 뒤 페이지에 작은 글씨로 적힌 말, “시간이 있다면 엄마와 시계탕으로 여행을 떠나보세요”.
이 말을 약간 고쳐 세상 모든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 시간을 내어, 엄마와 『시계탕』으로 가보라고. 또 시간을 내어 아이와 『시계탕』 가는 길을 연습해보라고. 우리의 엄마들이 고장 나지 않도록 함께 『시계탕』을 향하기를. 또 훗날 혼자 『시계탕』에 가며 두려워할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덜 무서워할 수 있도록 함께 연습해주기를.
하지만 진짜 마음은- 당신도, 당신의 엄마도, 당신의 아이도 고장 나지 않도록 미리미리 마음이 한 박자씩 쉬어갈 수 있기를. 오늘도 수고한 우리에게 잔잔한 위로를 주는 그림책, 『시계탕』이었다.
2
책읽는엄마곰님의 인생책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