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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가 났습니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우는 바람에 다리가 물에 잠겨서, 다리 건너편에서 모두가 발을 동동 구르고, 새 친구를 기다리던 동물들은 걱정이 가득합니다. 눈물에 다리가 잠기고, 친구를 기다리던 동물들의 걱정거리라니, 어느 동네의 이야기일까요? 네, 바로 무지개다리 너머에 살고 있는 친구들의 이야기입니다. 비록 사랑하는 가족과 헤어졌지만, 그곳에 모여 행복하게 살고 있던 동물들은 헤어진 가족에게 편지를 남기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손이 없는데 편지를 어떻게 쓰냐”는 친구들의 물음에 우리의 뭉치는 발바닥에 물감을 찍어 쿡쿡 종이를 밟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발로 쓴 편지』.
사실 처음 『발로 쓴 편지』에 대해 이야기를 접했을 때도, 책을 받아들고 아이와 나란히 앉아 표지를 바라볼 때만해도, 『발로 쓴 편지』가 어떤 느낌을 줄 지 상상하지 못했어요. 일단 일러스트가 너무 귀여웠고, 전체 색감이나 분위기가 전혀 슬픈 느낌이 아니었거든요. 또한 반려동물을 키워보지 않았던터라, 그 슬픔과 그리움의 크기를 가늠하지 못했던 거죠. 하지만 『발로 쓴 편지』를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우리의 목소리도 마치 무지개다리처럼 잠겨갔습니다.
동물들은 모두 자신의 가족에게 편지를 남깁니다. 혼자서만 옷을 입은 강아지였던 뭉치는 헤어진 누나에게 다시 만날 때에는 누나도 꿀벌 옷을 입고 오라고 편지를 씁니다. 달이는 은하수마트 아저씨에게, 찹쌀이는 수빈이에게, 용맹이는 할아버지에게, 다리를 못 써 오빠의 안쓰러움이었던 하루는 이제는 쌩쌩 달리는 고양이가 되었다고. 보리만 빼고, 모든 친구들이 가족에게 남긴 편지는 반려동물을 키워보지 않은 우리가족에게도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사람만 슬프고, 사람만 사랑을 한다는 오만함을 잊고 우리도 그저 그들 중의 한 종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으며 말입니다.
아마 반려동물을 키우시는 분들이라면, 혹은 반려동물을 무지개다리 너머로 보내고 슬픔에 빠져계신 분들이라면, 『발로 쓴 편지』가 더욱 큰 위로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그랬듯, 동물들도 당신을 사랑하고 그리워했다는 것을 깨닫게 될테니까요. 또 우리 집처럼,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이들에게도 이 책은 충분한 감동과 배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헤어짐이 모두 슬픔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사람도 동물도 모두 슬픔도 그리움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배우게 될 테니까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는 방법도요.
사랑스러운 일러스트, 폭신폭신할 것 같은 색감, 마냥 슬프지만은 않은 그리움이 가득 감긴 스토리의 『발로 쓴 편지』. 이 편지가 꼭 필요한 누군가에게 닿길 바라며, 이 책에 담긴 따뜻한 그리움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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