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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가 될 때마다 생각나는 사진이 하나 있다. 특수학교를 위해 무릎을 꿇은, 장애아동의 부모들의 모습. 그 뉴스가 나왔던 게 이미 10년 가까이 지난 일인데도 새 학기즈음이 되면 과연 올해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10년이 지났음에도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은 동향에 마음이 아파 『학교잖아요』를 다시 꺼내 읽어본다.
이 책은, 아이들도 아이들이지만 어른들이 더 많이 읽고, 선한 나비효과를 불러주길 바라게 되는 책이다.
『학교잖아요』는 함께하는이야기 시리즈에 포함된 책으로, 진정으로 다름을 이해하는 방법, 너무나 당연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깊은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책이다. “무릎꿇은 엄마들”등 사회의 문제나 분위기도 잘 다루고 있어 어른에게도 큰 도움을 주리라 생각된다.
『학교잖아요』의 첫 장은 공터에서 화를 내는 사람들로 시작된다. 마트가 생긴다고 들떠 있던 마을 사람들에게, 공터에 특수학교가 생긴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 신도시가 형성되어 이사를 온 어른들처럼, 전학까지 온 아이들 역시 술렁인다. 해나가 “특수학교 생기는 거 다 싫어한대. 솔이네 가족이나 좋아할걸”하고 뱉은 말은, 장애를 가진 솔이에게 큰 상처가 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점점 격양되어 “그런 시설”로 몰아가는데, 반에서도 딱 솔이와 윤서만이 특수학교를 찬성한다. 알고보니 윤서의 동생도 장애아동이었고, 그 사실을 알게 된 “나”는 번뇌한다. 상황이 극으로 치달아 엄마들은 무릎을 꿇고 호소하기에 이르고, '나'는 “왜 권리를 무릎꿇고 빌어야 돼?”라고 생각으로 점차 상황을 이해할 수 없어한다. 그 물음표에서 시작된 행동은 다른 아이들에게도 전파가 되고, 결국 어른들도 변한다. 그리하여 마을에는 “특수학교 건립반대”현수막이 아닌 “특수학교 건립한대”현수막이 달리게 되었다.
현실에서는 아이들의 동영상 하나가 학교건립을 반대하는 민원을 잠재울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나비 효과가 되어 또 다른 움직임을 이끌어 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려면 많은 어른들이 자신들의 이익이 아닌 사회 모두의 권익을 생각해야 하고, 서로를 더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져야할 것이다.
많은 아이들이 새 학교, 새 교실에 가게 될 오늘. 갈 수 있는 학교가 없어 가지 못한 친구가 분명 있을 것이다. 마땅한 학교가 없어 한시간 넘게 걸리는 학교에 간 친구가 있을 것이다. 부디 그 친구들이 내년에는 집 앞의 학교, 조금 더 가까운 학교를 다닐 수 있길 바라며.
권리와 공동체를 생각하게 하는 동화, 『학교잖아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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