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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내일이면, 대부분의 아이가 새 교실, 새 친구들을 만나게 됩니다. 물론 모든 아이가 두려움과 설렘을 가지고 있겠지만, 아이들 성향에 따라 두려움과 설렘의 비중이 다르겠지요? 저희 아이 역시 친한 친구가 같은 반이라는 안도감과 낯선 친구들과 친해지지 못할까 봐 걱정하는 마음 둘 다를 가지고 있었어요. 우리 아이처럼 걱정이 조금 더 많은 아이가 읽기 좋은 책, 혹은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과 읽기 좋은 『철 수세미와 안수타이』를 소개합니다.
『철 수세미와 안수타이』는 표지와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 “철 수세미 모양” 같은 곱슬머리를 가진 윤서가 주인공인 동화입니다. 첫 장면에서부터 철 수세미가 무엇인지, 어떤 색인지를 묻는 강렬한 등장을 할 만큼 머리카락과 관계된 놀림을 자주 받는 아이입니다. 독일에서 전학 온 예쁜 친구가 “안수타이” 같다고 말하지만, 그것을 알아채지 못한 채 전학을 하러 가게 됩니다.
사실 『철 수세미와 안수타이』를 읽으며 제일 안타까웠던 것은 엄마의 태도였습니다. 아이의 말에 집중해주지 않고, 진심으로 공감해주지도 않습니다. 심지어 바이러스로 인해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되자, 전학 간 학교에서도 놀림을 받을까 걱정되는 마음에 윤서에게 강제로 모자를 씌워 수업을 듣게 하죠. 물론 엄마도 윤서의 속상함을 알기에 한 행동이었지만, “엄마가 이렇게 하면 나는 그게 더 슬플 것 같아”라는 아이의 말에 격한 공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윤서에게는 조금 아프시지만 언제나 윤서 편인 할머니가 계십니다. 그래서 어느 날, 할머니의 도움으로 자신의 콤플렉스를 스스로 드러내고, 스스로 극복하는 법을 배우게 되죠. 본인이 움츠러들지 않는 특징이 계속 놀림감이었을까요? 아닙니다. 친구들은 윤서의 머리가 특별하고 멋지다고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우연히 “안수타이”가 무엇인지도 깨닫게 되죠. 더이상 윤서는 철 수세미가 아닙니다. “아인슈타인”처럼 멋진 아이죠.
아이와 『철 수세미와 안수타이』를 읽고 이야기를 나누며 많은 생각을 해보았어요. 먼저 스스로가 움츠러들면 별 것 아닌 것도 결국 약점이 된다는 것. 타인의 놀림에 신경 쓰기보다 마음을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윤서처럼 누군가 지지하고 응원한다면 못할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두 번째는 부모의 태도입니다. 우리 아이가 가진 '다름'을 '단점'으로 만드는 부모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 생각했습니다. 우리 아이와 다른 아이를 비교하는 눈, 걱정이라는 포장으로 아이를 내모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성장하도록 기다려주는 것. 『철 수세미와 안수타이』의 윤서처럼 우리 아이들도 자신의 속도로 자라고 있음을 기억해야겠습니다. 부모가 나서서 무엇인가를 해주기보다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스스로 나아질 수 있도록 응원하며 기다리는 것. 그것이 우리 아이들을 키우는 영양분이 아닐까요?
『철 수세미와 안수타이』는 분량이 많지도 않고 어려운 내용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무척이나 단단하고 힘이 있습니다. 새 학기, 또 새로운 장소, 새로운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갈 우리 아이들이 그 단단한 힘을 가지길 바라며, 『철 수세미와 안수타이』처럼 생각을 전환할 수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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