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류진 작가의 책을 처음 접하고 읽었을 때의 그때의 감정과 설렘, 기쁨을 아직도 기억한다. '달까지 가자' 책을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고 나서 '일의 기쁨과 슬픔' 을 읽고 그 후에 나왔던 '연수' 그리고 단편 '도쿄의 마야' 작품을 하나도 빠짐없이 찾아 읽었다. 그만큼 좋아하는 작가였고 그래서 주변에 책을 추천할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도 장류진 작가의 책이었다. “이거 진짜 재밌다고 꼭 읽어보라고” 그렇게 말하면서 추천도 하고 선물도 해준 책들이었다
하지만 23년 중반에 '연수' 소설 이후로 새로운 소설이 나오지 않았고 생각이 날 때는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곤 했다.
그러던 중, 이번에 여행 에세이 우리가 반짝이는 계절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핀란드 여행 이야기라니! 기대가 가득 찼다. 그리고 표지가 너무 예뻐서 실물 책도 바로 예약 주문했다.
출퇴근길에는 밀리의 서재로 먼저 읽기 시작했는데 읽던 도중에 실물 책도 배송이 왔는데 책과 함께 손글씨 캘리그래피까지 있어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리고 겉표지 벗기면 나오는 예쁜 표지도 마음에 쏙 들었다.
책을 읽기 시작하며 처음 들었던 첫 번째 감정은, ‘나도 핀란드에 가보고 싶다.....’라는 생각과 작가님처럼 추억이 가득한 곳을 여행하고, 같은 경험을, 그리고 나와 정말 잘 맞는 친구와 떠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일의 기쁨과 슬픔' 소설 책에서 탐페레 공항 에피소드를 재밌게 읽고 지금까지도 오래 기억에 남던 소설이었는데, 이번 책에서 그곳을 직접 방문하는 장면이 나올 때는 마치 그 공간에 함께 있는 것처럼 설렜다.
그리고 작가님과 친구 예진이 머물렀던 에어비앤비,바닷가와 맞닿아있는 사우나… 책을 읽으며 나도 그곳에 있는 거 같았다.
이 책은 읽으며 든 생각은, 그리고 마지막에도 나오는 이야기지만 단순한 여행 에세이가 아니었다.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니라, 작가님의 친구 예진에 대한 에세이, 그리고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들도 담겨 있었다.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왔는지, 그동안 쓴 작품들은 어떤 순간에서 탄생했는지. 그런 이야기들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을 덮고 나니, 표지처럼 하얗고 푸른 느낌과 감정들이 남았다. 핀란드의 맑은 공기처럼 투명한 이야기들, 그 곳의 거리와 풍경, 그리고 오래된 우정의 따뜻한 이야기들. 가장 부러웠던 건 15년이라는 시간 동안 함께한 친구 예진과의 관계였다.
가끔은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삶을 살아서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인연도 많는데, 이렇게 한결같이 이어진 우정이 있다는 게 참 멋졌다. 그래서 이 에세이는 더 완벽하게 다가왔다.
그런데 마지막 에필로그를 읽으며 조금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연수' 작품이 아직 출간되지도 않았을 때 예약 판매 단계였는데 재미없다고 악평을 남긴 사람이 있었다는 이야기 심지어 내가 왔던 악플이랑 같은 거 같았다... 사람들이 참 너무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작가님 곁에는 언제나 도와주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느껴졌다. 어쩌면 그런 사람들, 친구들이 있기에 이런 이야기를 쓸 수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나는 여전히 장류진 작가님만의 현실적인 소설이 보고싶다.
언젠가 다시 작가님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날 날을 기다린다.
우리가 반짝이는 계절
장류진 지음
오리지널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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