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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나는 인류에 공헌하겠다거나 다른 인간의 발전을 위하 여 노력하겠다는 인간을 신뢰하지 않는다. 뭔가 더 발전해 봐야 지구만 망가진다. 모두 다 저 잘난 맛에 자기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살아왔고, 부수적으로 인류에게 도움이 되었거나 또 감당할 만큼만 살아왔다고 본다. 흔히들 야망을 가져라, 또 꿈꾸는 자가 성공한다 기타 등등, 요즘 애들 말로는 '갓생을 살겠어'라며 자신의 인생을 화려하게 장식해줄 이력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쓸 무렵 자신의 주인공들이 반드시 지녀야 할 세 가지 요소로 🌿유머, 친절함, 자기 억제를 들었다. 이 세 가지는 인간 존재의 본질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적인 것이라는 거다. 인간이 본질적으로 지니는 모순, 자아, 공포 따위는 쓰지 않아도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구태여 쓸 필요가 없으며, 자신의 주인공들에게 ✔️모든 것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 것, 모든 사물과 나 사이에 적당한 거리를 둘 것을 요구한다. 인간으로서 가지는 부정적인 요소는 잠시 접어두고, 유머와 친절함, 자기 억제라는 덕목으로 가볍게 날아올라보는 건 어떨까? 심각한 모든 것들도 다 지나가기 마련이다.
98세에 타계한 중국의 석학 지린 선생이 95세에 펴낸 에세이 『다 지나간다,(허유영 옮김, 추수밭)라는 책이 있다.
제목은 도연명의 시에서 따왔다고 한다. 선생은 인류의 체인에서 내가 할 일은 고리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거라 했다. 나이를 이만큼 먹고 곰곰 생각해보니 모든 것은 이미 지나갔거나 지나가고 있거나 지나갈 것들이다. 그러니 인간 끼리의 관계를 너무 심각해하지 말고 가뿐하게 생각하고 유연한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는 게 좋지 않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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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님의 인생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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