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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네 집 :박완서 장편소설 의 표지 이미지

그 남자네 집

박완서 지음
세계사 펴냄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이후 벌어지는 일들이 펼쳐지는
이 작품은 저자가 자전적인 소설이라는 점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탓에 앞 선 두 작품의 후속작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이 작품엔 진실과 허구가 고루 섞여 있어 후속 작품으로서의 가치 또한 충분히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살아가는 방식과 관습, 문화가 전혀 다른 집안으로 시집간 주인공이 겪는 애환과 갈등이 이야기의 주를 이루는 한편, 전편에도 언급된 적이 있는 첫사랑과의 해후는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냄으로써 약간의 스릴과 긴장감도 선사한다.

박완서 작가의 글은 참으로 정겹고 구수하면서도 솔직하다.

앞 선 두 작품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와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에 이어 ’그 남자네 집‘까지 다 읽고 보니, 나도 모르게 박완서 작가의 삶 전체를 슬쩍 훔쳐 본 기분이다.

정말이지,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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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d님의 더 플로 게시물 이미지
영화 관상 중 송강호의 대사.

개인의 운명은 시대를 거스를 수 없다.

수양대군이 왕이될 상은 아니지만, 시대가 그렇게 만들었다는 의미.

더 플로

안유화 지음
경이로움 펴냄

읽고있어요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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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각지의 박물관을 돌아다니며 약 2조원에 달하는 예술작품을 훔친 도둑의 실제 이야기다.

범인은 프랑스에 사는 젊은 남녀 한 쌍인데, 여자가 망을 보고, 남자가 범행을 저질렀다.

수법은 매우 과감하다.

거의 모든 사건이 시뻘건 대낮에 벌어졌고, 관람객으로 위장한 커플은 경비원이 잠깐 한 눈 판 사이 대놓고 작품을 훔쳤다.

범행에 사용된 도구는 맥가이버 칼로 불리는 스위스 아미 나이프가 전부였다.

또 다른 특징은 훔친 작품들을 단 한 점도 팔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저 집에 쌓아두고 감상만 했다.

참으로 고상한 취미가 아닐 수 없다.

훔칠 때 분비되는 도파민의 맛을 잊지 못한 도둑의 말로는 비참하다.

출소한 후에도 박물관에 가면 손이 가만있질 않아 평탄하게 살길 바라는 가족의 기대는 늘 물거품이 되었다.

남자가 훔친 예술품 몇 점은 이 세상에서 영영 자취를 감추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예술 도둑

마이클 핀클 지음
생각의힘 펴냄

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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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이오 전쟁통에 서민의 삶을 그린 소설이다.

제목인 파시는 항구 근처에 열리는 어시장을 말하며, 소설의 주요 배경은 전선과 동떨어진 통영과 부산, 그리고 남해의 작은 섬이다.

전쟁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사람들은 어떻게든 살아 남아야 했기에 피난민이 우글대는 그곳에도 여전히 탐욕과 배신, 사랑과 증오, 돈과 권력이 위세를 떨친다.

홀홀단신 남으로 피난 온 어여쁜 수옥이, 그리고 그녀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적당한 혼처에 시집 보내기를 소망하는 인자한 조만섭씨의 이야기로 소설은 시작된다.

통영과 부산을 오가며 많은 사건들이 벌어지지만, 내 생각에 이 소설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전쟁이라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한낱 개인의 운명은 종잇장처럼 가벼울 뿐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운명조차 스스로 개척할 수 없었던 시대.

그 시대를 넘어온 선조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는 각자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된 것이다.

파시

박경리 지음
다산책방 펴냄

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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