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공부하면서 내 일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기존 경제 뉴스는 대부분 거짓이 많다. 특히 경제나 물가 관련 뉴스는 케인스주의적 관점에서 화폐를 무분별하게 풀어놓고도, 문제의 원인을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돌리는 경우가 많다. “누구 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졌다”는 식의 프레임이 반복된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배우고 나서 ‘오렌지필’을 제대로 먹었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빨간 약을 먹고 현실을 깨닫듯, 비트코인을 이해하면서 기존 경제관념이 180도 뒤집혔다. 지금껏 당연하게 여겼던 금융 시스템이 사실은 얼마나 취약한지, 정부가 그동안 어떤 짓을 해왔는지,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왜곡된 정보를 접해왔는지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주식, 채권, 원자재 등에 분산 투자하면서 늘 타이밍을 고민하고, 리스크를 계산하며, 기업 분석에 시간을 쏟았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알고 난 후, 삶이 정말 단순해졌다. 더 이상 시장 변동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그냥 적금처럼 비트코인을 사서 지갑에 넣어두고 내 일상을 살면 된다. 시간 차이가 있을 뿐, 결국 도착지는 정해져 있다.
이제는 코스피, 나스닥, 연준의 금리 결정, CPI, 실업률 같은 뉴스에 관심이 없다. 트럼프가 무슨 말을 하든, 파월이 어떤 정책을 내놓든, 내 삶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비트코인이 명목 화폐 기준으로 떨어지면 더 많은 수량을 모을 기회이고, 올라가면 올라가는 대로 기분이 좋다.
이런 사고방식이 자리 잡히면서 일상이 훨씬 편해졌다. 마음이 평온하고, 잠도 잘 온다. 도파민에 휘둘리지 않는 삶. 단순하고도 안정적인 저축 방식 덕분에 더 건강한 취미를 즐길 여유가 생겼다.
만약 비트코인을 몰랐다면 어땠을까? 아마 여전히 시장을 보며 초조해하고, 뉴스에 휘둘리며, 불안한 하루하루를 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삶을 떠올리면 오히려 두렵다.
비트코인 백서
사토시 나카모토 저자(글) / 필레몬 , 바우키스 해설 지음
필레우시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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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류진 작가의 책을 처음 접하고 읽었을 때의 그때의 감정과 설렘, 기쁨을 아직도 기억한다. '달까지 가자' 책을 앉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고 나서 '일의 기쁨과 슬픔' 을 읽고 그 후에 나왔던 '연수' 그리고 단편 '도쿄의 마야' 작품을 하나도 빠짐없이 찾아 읽었다. 그만큼 좋아하는 작가였고 그래서 주변에 책을 추천할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도 장류진 작가의 책이었다. “이거 진짜 재밌다고 꼭 읽어보라고” 그렇게 말하면서 추천도 하고 선물도 해준 책들이었다
하지만 23년 중반에 '연수' 소설 이후로 새로운 소설이 나오지 않았고 생각이 날 때는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곤 했다.
그러던 중, 이번에 여행 에세이 우리가 반짝이는 계절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핀란드 여행 이야기라니! 기대가 가득 찼다. 그리고 표지가 너무 예뻐서 실물 책도 바로 예약 주문했다.
출퇴근길에는 밀리의 서재로 먼저 읽기 시작했는데 읽던 도중에 실물 책도 배송이 왔는데 책과 함께 손글씨 캘리그래피까지 있어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리고 겉표지 벗기면 나오는 예쁜 표지도 마음에 쏙 들었다.
책을 읽기 시작하며 처음 들었던 첫 번째 감정은, ‘나도 핀란드에 가보고 싶다.....’라는 생각과 작가님처럼 추억이 가득한 곳을 여행하고, 같은 경험을, 그리고 나와 정말 잘 맞는 친구와 떠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일의 기쁨과 슬픔' 소설 책에서 탐페레 공항 에피소드를 재밌게 읽고 지금까지도 오래 기억에 남던 소설이었는데, 이번 책에서 그곳을 직접 방문하는 장면이 나올 때는 마치 그 공간에 함께 있는 것처럼 설렜다.
그리고 작가님과 친구 예진이 머물렀던 에어비앤비,바닷가와 맞닿아있는 사우나… 책을 읽으며 나도 그곳에 있는 거 같았다.
이 책은 읽으며 든 생각은, 그리고 마지막에도 나오는 이야기지만 단순한 여행 에세이가 아니었다.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니라, 작가님의 친구 예진에 대한 에세이, 그리고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들도 담겨 있었다.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왔는지, 그동안 쓴 작품들은 어떤 순간에서 탄생했는지. 그런 이야기들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을 덮고 나니, 표지처럼 하얗고 푸른 느낌과 감정들이 남았다. 핀란드의 맑은 공기처럼 투명한 이야기들, 그 곳의 거리와 풍경, 그리고 오래된 우정의 따뜻한 이야기들. 가장 부러웠던 건 15년이라는 시간 동안 함께한 친구 예진과의 관계였다.
가끔은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삶을 살아서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인연도 많는데, 이렇게 한결같이 이어진 우정이 있다는 게 참 멋졌다. 그래서 이 에세이는 더 완벽하게 다가왔다.
그런데 마지막 에필로그를 읽으며 조금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연수' 작품이 아직 출간되지도 않았을 때 예약 판매 단계였는데 재미없다고 악평을 남긴 사람이 있었다는 이야기 심지어 내가 왔던 악플이랑 같은 거 같았다... 사람들이 참 너무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작가님 곁에는 언제나 도와주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느껴졌다. 어쩌면 그런 사람들, 친구들이 있기에 이런 이야기를 쓸 수 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나는 여전히 장류진 작가님만의 현실적인 소설이 보고싶다.
언젠가 다시 작가님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날 날을 기다린다.
우리가 반짝이는 계절
장류진 지음
오리지널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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