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의 표적이 된 사람들은 갑자기 규칙을 알지 못하게 된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무슨 선택을 해야 할지 말이다. 그들은 더이상 사물의 형태를 알지 못하게 된다. 현실이 녹아내려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된다. 이성적 사고 대신 두려움, 공황, 마비가 자리한다. 똑바로 생각하기가 불가능해진다. 폭력이 존재하는 곳에서는 똑바로 생각하기가 무엇인지 더이상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 우리는 - 안정성을 잃고, 심지어 제정신도 잃는다. 우리의 정신은 더이상 어떻게 작동해야 할지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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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인류라는 종이다. 우리 안에는 거의 아무 이유도 없이 낯선 노인을 살해할 가능성 - 셰익스피어의 작중인물 이아고가 가진 이 능력을 콜리지는 "동기 없는 악의"라고 불렀다 - 과 그 질병에 대한 해독제인 용기와 이타심, 땅바닥에 쓰러진 낯선 노인을 돕기 위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려는 의지가 모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