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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지음
허블 펴냄

김초엽 작가나 허블 출판사에 대한 사전정보가 전혀 없었던 까닭에 책 표지만 보고 연애소설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따뜻한 파스텔톤의 표지에 여러 개의 달이 떠 있는 것은 책을 다 읽고 나서야 발견했지요. 작가가 화학을 전공했다는 것도 나중에 보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흥미로운 장르 작가를 발견하게 되었네요.

SF라는 장르는 광선검이나 우주선, 복잡한 시간여행, 외계와의 전쟁 같은 것들을 떠올리게 하지만, 이 단편소설들은 그냥 사람들에 대한 잔잔한 이야기라서 좋았어요. 기술이 발달하고 가치관이 바뀌어도 사람의 마음이나 인간성에 대한 생각은 크게 바뀌지 않을 테니까요. 읽으면서 <당신 인생의 이야기>, <숨>의 작가 테드 창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물론 테드 창의 소설에 비하면 김초엽의 작품이 훨씬 읽기 편합니다. 미래의 과학기술이나 원리, 그 기술이 지배하는 사회를 정교하게 묘사하려고 하지 않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태도와 심리를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소설들이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수학적 과학적으로 얼마나 정확하고 앞뒤가 맞는지 분석할 필요 없이 세상을 다른 방법으로 설명하는 것이 신선하고 즐거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모성애에 대한 관점(관내분실), 선택된 여성 또는 소수에게 향하는 사회적 편견(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등이 마음에 들었고, 아마도 그것은 여성작가이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주인공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것도 주목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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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민주당은 8년 후 트럼프와 공화당에 백악관을 내주었고, 그는 벌써 두 번째 임기를 지내는 중이다. 미국까지 갈 필요도 없다. 우리는 여전히 계엄령이 존재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정치는 결국 집단이나 사회가 가치를 선택하는 과정이고, 그 가치는 도덕이나 종교적 가치, 선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될 수 없으며, 사회구성원들의 경제적 이익과도 떼어낼 수 없다. 가치 판단이기 때문에 사회구성원들의 수만큼이나 다른 기준이 존재할 수도 있다. 심지어 요즘은 그 사회구성원 속에 동식물과 자연도 포함할 수 있다. 그래서 더더욱 끊임없는 담론과 대화와 때로는 논쟁, 투쟁이 여전히 정의와 공동선을 향해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고 싶지만 현실에서는 대화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너무 잦고 정치에 눈을 감고 논쟁을 피할수록 마음이 편해진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 사회엔 계엄, 탄핵까지 가지 않아도 아직 얼마나 많은 미결과제들이 남아있는지 다시 되새기게 된다. 그리고 또 내가 얼마나 쉽게 의견을 정했는지 깨닫게 된다. 학창시절 ‘너는 충분히 치열하지 않다’고 다그치던 선배의 말이 떠올라버렸다. 저자가 최근에는 강의에서 무슨 얘길 했는지나 찾아봐야겠다.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김영사 펴냄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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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추나 소금이가 떠난 후에 다시 펼치면, 그 땐 이 책이 위로가 되겠지?

아홉 번째 여행

신현아 지음
오후의소묘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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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영화 속 배우들의 연기가 좋아서 읽은 책인데, 다시 읽으니 영화의 아쉬운 점은 소설과 닮아있다. 그렇지만 간절히 여기가 아닌 거기에라도 살아있어달라던 세 사람의 바람이 맞닿는 마지막 순간은 그런 아쉬움들을 넘어 마음을 뭉클 흔들어놓는다. 어쩌면 이 책은 시간여행이 아니라, 진정한 사랑과 우정의 존재 때문에 판타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기욤 뮈소 지음
밝은세상 펴냄

1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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