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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달리 달큰하고 빛나는 시절이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온다.
시들기 직전 가장 높은 당도를 자랑하는 복숭아처럼,
파과는 그 다음 장의 상실과 시들어감을 묘사한다.
단순한 종료가 아니라, 육신과 감정의 변화를 보여주는데
쇠락의 과정을 이토록 자세히 그려준 글은 처음인 듯
찬란한 젊은날을 동경하거나 그리워하지 않아서 좋았다.
늙고난 뒤 생경한 자신의 모습에 당황하면서도
일관성 없는 노년의 나를 천천히 받아들이는 모습
여전히 어머니라 불리는 건 싫지만,
지켜야할 누군가에게 마음이 쓰이기 시작하는 나, 조각
이토록 감정에 기대어가는 주인공이지만 글이 담백한 이유는
아무래도 킬러라는 매력적인 직업설정 덕분인 듯(?)
처음 볼 땐 잘 읽히지 않았는데, 이번 2회차에는
느와르 영화 한 편을 보는 것처럼 술술 읽혀버렸다. 재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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