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을 잃어가는 기록이라며 시작하지만, 초심을 잃을 수밖에 없는 사회와 현실, 그리고 사람들을 마주하게 한다.
자의가 아닌 타의로 잃어가는 초심을 어떻게든 붙잡으려는 마음으로 '언니'에게 보내는 편지는, 그 편지에 담긴 진짜 마음이 감히 괜찮아질 거야, 좋아질 거야라며 위로하기엔 너무나 아프고 힘겹다.
흔히 볼 수 없는, 어쩌면 그들의 희생 덕분에 보통 시민들이 접하지 않아도 되었던 그런 모든 상황과 환경에 앞장서 출동하는 이들에게 어떤 힘도 전해줄 수 없고, 어떤 위로도 건넬 수 없음에 마음이 아프다.
너무 처참한 현실.
그 안에서 더 처참한 피해자들.
그리고 그들을 마주하며 점점 더 말라가는 경찰관.
내가 살기 위해선 그들을 어느 정도 외면해야 할 것 같은데,
그러기엔 '그들'이 내 가족이 될 수도, 내가 될 수도 있기에
또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의 손을 잡고 이야기를 듣는 작가의 마음이 고마우면서도 미안하다.
그리고 그런 작가의 마음을 매번 배신하는 현실이 밉기도 하다.
그럼에도 다시 한번 희망을, 기대를 품고 살아가려는 마음에 응원을 보낸다.
이렇게나마 책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서 고맙다.
이렇게 솔직하게 진심을 전달해줘서 고맙다.
누군가는 그저 암울한 이야기라도 할 수 있겠지만,
그 암울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놔줘서 고맙다.
이래저래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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