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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손이 내게 말했다

이정화 지음
책나물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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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있는 와중에 또 책이 읽고 싶어지는 책. 저자의 직업이 편집자라 책을 워낙 많이 읽어서 그런지, 일상에 대한 단상과 인상깊게 읽은 책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함께 엮어내는 글솜씨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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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것보다 좋은 게 좋다. 행복은 부담스럽다. 행복하면 그 행복을 지켜야 하고, 지키지 못하면 불행해질 것 같아 불안해진다. 행복은 쉽게 오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노력으로 쟁취하는 무엇인 것만 같다. 좋은 건 감당이 된다. 좋으면 좋아서 좋다 말하고 좋다 말하면 더 좋아진다. 그래서 행복할 때보다 좋을 때 더 잘 쉬는 것 같다. 좋은 건 행복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것, 편안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한 것, 가진 게 많기도 하고 적기도 한 것, 만족스럽기도 하고 부족하기도 한 것 같다.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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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에 내려갈 때마다 아파트가 달리 보인다. 어느 때는 선물 같고, 어느 때는 공연히 벌인 일 같다. 집이 휑한 게 어느 때는 여백 같고 어느 때는 더 채우고 싶다. 작업하기 좋은 레지던스처럼 보이다가 숨어 지내기 위한 도피처 같다. 장소는 그대로인데 상황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이렇게도 보고 저렇게도 본다. 일이 든 사람이든 이렇게도 보고 저렇게도 보이니 틈을 두어야 내가 정말 원하는 상태를 알 수 있지 않을까.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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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소와 생텍쥐베리는 도시에서 희망을 발견하지 못했다. 도시에는 인생이 없고(생텍쥐베리), 치유의 힘은 물질적 풍요로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속도와 질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루소).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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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린님의 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 수업 게시물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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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앓이로서 존경하고 애정하는 이호 교수님의 책. 그알 유튜브 속 교수님에게서 느껴지던 인문학의 향기가 이 책에서 진하게 묻어난다. 끊임없이 던지시던 농담은 쏙 빼고 진지하게 쓰셨다더니, 정말이네.
예전에 <형사 박미옥>을 읽으면서도 느꼈던 것인데, 진심을 품고 한가지 일을 오래한 사람들은 깊이 있는 성찰을 통해 어느새 철학자가 되어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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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환자나 사망자 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족들이나 참사 속 생존자들의 마음을 헤아린다. 믿기 어려운 현실을 조금씩 받아들이고 살아 있는 혹은 살아 남은 자들의 삶을 꿋꿋하게 살아가게끔 하려는 의사로서의 노력이 감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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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학자들은 대형사고 속에서 시신을 수습하고 신원을 확인하는 역할도 하고 있기에, 대구 지하철 참사나 세월호 사건에서의 경험 또한 언급한다. 처벌 대상자를 가려내는 것뿐만 아니라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객관적인 조사를 통해 문제의 원인을 찾고, 대안을 제시하고, 가이드 라인을 만들고, 적절한 예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p.177)’는 교수님의 말에 십분 공감한다. 다양한 참사 속 유가족들이 일관되게 요구하는 것은 원인 규명과 이를 예방하는 시스템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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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경험은 '삶을 제대로 살아야 죽음도 제대로 맞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연결되었다. 단순하게 말하면, 잘 살아온 사람이 잘 죽는다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잘 살 수 있는 것일까? 제대로 된 죽음을 맞는다는 건 또 무슨 의미일까?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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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은 어떠한 조건을 충족하거나 현재의 고단함을 참아야 얻어낼 수 있는 목표가 아니라 그저 우리 삶의 끝에 다다르기까지의 매일매일 과정 속에 있을 뿐이다. 맛있는 음식 자체가 아니라 무얼 먹을까 고민하는 시간, 좋아하는 이들과 밥을 먹으러 가는 그 길에 행복이 있다. (p.216)

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 수업

이호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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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린님의 내리실 역은 삼랑진역입니다 게시물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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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들의 눈과 입을 신경쓰며 쫓기듯이 살아가던 이들이 스스로의 인생과 화해하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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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울, 창밖에 서 있는 기분. 그 비침 미묘한 기분은 창밖에 서 있어 본 사람만 안다. 창밖과 안의 온도 차가 심하면 창에 뿌연 성 에가 끼고, 그 차이가 심할수록 성에는 짙어진다. 성에 때문에 따 뜻한 창 안에 있는 사람은 창밖이 보이지 않지만, 창밖에서는 안이 얼마나 따뜻한지 점점 더 선명하게 알게 된다. (p.225)

내리실 역은 삼랑진역입니다

오서 지음
씨큐브 펴냄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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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린님의 그런 책은 없는데요 게시물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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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일하며 들었던 황당한 이야기들을 모아둔 책. 어이없어서 웃긴다...!

그런 책은 없는데요

젠 캠벨 지음
현암사 펴냄

3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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