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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건 인간들뿐

김민지 지음
알에이치코리아(RHK) 펴냄

읽었어요
"사람 아닌 사물로 지낼 수 있다면, 어떤 모습과 어떤 방식으로 이 세상에 머물고 싶으신가요?”



제가 오면 설레나요. 꽃이 펴서 그런가요. 만발하는 꽃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지는 모양은 어떤가요. 무엇이 꽃을 더 빨리 지게 만드는 것 같나요. 저와 함께 오는 바람은 어떤가요. 혹시 제가 가길 바라나요. 황사 때문인가요. 마냥 설레지만 않고 우울한 감정이 들기도 하나요. 나는 그렇지 않은데 남들은 행복해 보이나요. 모든 꽃이 저와 함께 피는 것은 아닌데도 그런가요?

여름
제가 오면 설레나요. 물놀이를 좋아해서 그런가요. 짙어지는 초록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내리쬐는 햇볕의 강도는 어떤가요. 나무 그늘 아래 있는 기분은 어떤가요. 그 나무에 매달려 있는 매미의 울음소리는 어떤가요. 혹시 제가 가길 바라나요. 무더위와 장마 때문인가요. 도무지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기분에 지쳐 가나요. 모든 비가 비로만 남지 않고 비와 빛이 만나 무지개가 뜰 수도 있는데도 그런가요?

가을
제가 오면 설레나요. 단풍이 아름다워서 그런가요.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은행나무 열매 냄새는 어떤가요. 밟지 않으려고 총총 걷다가 웃음이 터진 적은 없나요. 혹시 제가 가길 바라나요. 문득 허무하거나 쓸쓸한 감정에 휩싸이기 때문인가요. 외로움과 고독에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나요. 어둠 속 홀로 가득 차오른 보름달이 많은 이들의 소원을 들어줄 것처럼 떠 있는데도 그런가요?

겨울
제가 오면 설레나요. 새하얀 눈이 내려서 그런가요. 그 위에 찍힌 깨끗한 발자국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손이 좀 시려도 꼭 만들고 싶은 눈사람이 있나요. 즐거운 눈싸움에 승부가 중요한가요. 혹시 제가 가길 바라나요. 날이 춥고 길이 미끄럽기 때문인가요. 산타의 존재를 언제까지 믿었나요. 세상에 믿을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드나요. 스스로 선물하면 선물이 아닌가요. 정말로 그런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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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g0

우리는 왜 책을 읽어야 할까요?

저나 훌륭 님이나 경쟁을 위한다거나 똑똑해지기 위해 책을 읽을 때는 지났잖아요. 삶을 위해 읽어야 할 때죠.
독자마다 각자의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제가 조금은 괜찮은 사람이 되고 조금 더 괜찮은 내일을 살기 위해서예요.
살면서 정말 많은 선택의 순간에 놓이는데 조금이라도 더 괜찮은 선택을 해왔다면 아마 책 읽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책 속의 수많은 친구와 동료와 선배들이 저에게 예상치 못한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엉엉 울어도 전혀 괜찮지 않은 밤에 그래도 괜찮다고 다독이기도 하고, 깊숙한 저의 욕망을 끌어내 도전하게 하기도 하니까요.

루이스 캐럴이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 위해 책을 읽는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독서는 혼자서만 할 수 있는 일인데 정작 책을 읽으면 혼자가 아니란 걸 알기 때문인 것 같아요. 지금 우리처럼 책으로 연결되어 편지를 나누기도 하고 백 년 전 쓴 글로 인해 오늘이 두근두근하기도 하니까요.

책 읽다 절교할 뻔

구선아 외 1명 지음
그래도봄 펴냄

읽고있어요
20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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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g0

책을 고를 때 이 단어, 주제가 들어간 책은 꼭 읽게 되는 그런 거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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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읽는 키워드

구선아

# 집
집에 관한 모든 이야기. 집은 경제적 안정과 투자 목적이 아닌 보호와 안전, 편안과 안락, 자유와 독립과 혹은 소속, 개인 공간이자 소셜 공간, 자아 표현의 대상이다. 집은 사람을 닮았다.

# 장소
공간이 물리적인 형태라면 장소는 인간의 행위로 만들어진다. 여기에 인간의 애착과 기억이 더해지면 장소애(愛)가 생긴다. 어쩌면 인간의 삶은 장소애가 선처럼 이어진 것인지도 모른다.

# 산책
산보와 산책이란 단어를 좋아한다. 산책을 자주 못 해 항상 산책을 꿈꾸고, 산책자가 되지 못해 명랑한 산책자를 동경한다. 발터 벤야민이나 로베르트 발저를 좋아하게 된 건, 그들이 작가이기 전에 산책자였기 때문이다.

# 계절
제목에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들어간 책들. 계절감이 묻은 문장은 같은 계절에 있으면 더 깊숙한 계절로, 다른 계절에 있다면 그와 같은 계절로 데려간다. 계절 서사만큼이나 계절 묘사를 읽는 일도 즐겁다.

# 서점/책방
나의 책 쓰기의 시작은 책방이었고, 책방 운영자로서의 시작은 책방 여행자였다. 책방은 나에게 삶이자 낭만이다. 책방은 책으로 만나도 좋다.



박훌륭

# 죽음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죽음은 어떨지 항상 궁금하다. 죽음에 관해 읽다 보면 어렴풋이 삶도 보이는 것 같다. 삶의 반대말이 죽음이라지만 사실 삶과 죽음은 함께 가는 것이다.

# 심리
하루에도 불특정 다수의 사람을 자주 마주하다 보니 사람의 심리에 관해서 알고 싶다. 더불어 종잡을 수 없는 나의 심리도 궁금하다.

# 질병
인간의 수명은 날로 늘어나고 있지만, 사실 건강 수명은 별반 늘지 않았다. 질병의 원인, 경과, 결과 등에 관한 도서를 자주 검색한다. 이건 전공의 영향일 수도 있다.

# 경제
우리는 자유경제 시대에 살고 있다. 머리가 지끈거리는 단어가 난무하지만 읽다 보면 대강의 흐름 정도는 알 수 있다. 원론적인 경제 도서부터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도서까지 두루 검색한다. 투자서는 잘 읽지 않는다.

# 모험
상상력이 들어간 모험 이야기를 좋아한다. 인물의 상황 묘사가 어찌 보면 ‘심리’ 키워드와 유사하다. 모험이란, 주인공이 마주한 삶이기에 감정이입하며 읽게 된다.

책 읽다 절교할 뻔

구선아 외 1명 지음
그래도봄 펴냄

읽고있어요
20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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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g0

20대 시절, 작은 화물차를 운전하며 강원도 국도를 달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날의 오늘은 어느새 어제가 되었고, 수많은 오늘들이 결국 어제가 되는 건 다를 바 없다.
길 위엔 시간이 흩어져 있다.

길을 가면서 자주 뒤돌아보는 건 무의미하다. 그렇다고 목적지도 모른 채 달려가는 것에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오늘은 어제가 되고, 내일은 오늘을 지나 어제가 될 뿐이다.
오늘은 그저 오늘일 뿐이지만, 어제들이 모여 지금의 오늘을 만든다.

그래서 오늘을 후회 없이 살라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니다.
후회하며 엉망으로 살든, 고민하며 살든, 결국 우리는 어제가 만들어준 길 위에서 오늘이라는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만 떠올려보자는 것이다.

나는 당신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김종관 지음
arte(아르테) 펴냄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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